[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가 야마모토와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사과할 거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LA 다저스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813억원) 초대형 계약을 했을 때 미국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의견은 매우 분분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정점을 찍었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FA 투수 역대 최고액과 최장기 계약 기간을 갈아치웠으니 '다저스가 너무 과하게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만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조시 레딕은 야마모토를 의심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골드글러브 외야수 출신인 레딕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다. 2021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13년(1305경기) 커리어를 마감하고, 2023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에는 SNS를 통해 주요 이슈 관련 의견을 내고 있다.
레딕은 야마모토의 계약이 발표된 2023년 12월 자신의 SNS에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번도 공을 던지지 않은 투수에게 3억2500만 달러를 줄 수 있나"라고 다저스를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다저스의 선택은 옳았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첫해였던 지난 시즌은 부상 여파로 18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정규시즌 30경기, 12승8패, 173⅔이닝, 201탈삼진,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사이영상급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올해 포스트시즌 한정 야마모토는 무적이었다. 6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해 5승1패, 37⅓이닝,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무려 2경기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1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6구 1실점을 기록하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일 7차전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34구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다저스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월드시리즈에서만 3승을 거두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스웨이'는 22일 '야마모토가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 6차전 6이닝 1실점 투구를 펼친 뒤 7차전에도 등판해 경기를 끝내자 다저스 팬들은 SNS로 레딕을 공격했고, 레딕은 곧장 자신의 계정을 비활성화시켰다. 레딕은 긴 침묵을 깨고 최근 팟캐스트 방송인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해 입을 열었다'고 했다.
Los Angeles Dodgers pitcher Yoshinobu Yamamoto lifts the World Series MVP trophy as the Dodgers celebrate after defeating the Toronto Blue Jays in Game 7 of baseball's World Series, Sunday, Nov. 2, 2025, in Toronto. (Frank Gunn/The Canadian Press via AP) MANDATORY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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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ONTO, ONTARIO - NOVEMBER 02: (L-R) Shohei Ohtani #17, Yoshinobu Yamamoto #18, Blake Snell #7, and Tyler Glasnow #31 of the Los Angeles Dodgers pose with the Commissioner's Trophy in the locker room after defeating the Toronto Blue Jays 5-4 in game seven to win the 2025 World Series at Rogers Center on November 02, 2025 in Toronto, Ontario. Gregory Shamus/Getty Images/AFP (Photo by Gregory Shamus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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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딕은 "내가 과거 야마모토와 관련해 했던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는 매우 재능 있는 투수다. 그렇지만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당시에는 그 생각이 맞았기에 사과할 마음은 없지만, 야마모토를 향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레딕은 야마모토의 계약이 가치가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정말 장기 계약이다. 올해 1년이 그가 가진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를 보면 이 정도 돈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팀이다. 내가 다저스 사람이라면, 올해 1년 동안 야마모토가 구단을 위해 해낸 것들로 이미 계약의 가치를 다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활약을 계속해서 이어 갈 수 있다면, 다저스는 오히려 야마모토와 염가에 계약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저스웨이는 '물론 레딕은 끝내 사과하진 않았지만, 팬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사람들, 심지어 다저스 팬덤 안에서도 야마모토 계약에 회의적인 이들이 많았다. 야마모토 정도로 잘 포장된 일본인 투수와 계약하는 것도 여전히 위험 부담이 크다.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만나 상대할 때는 어떻게 다를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다저스웨이는 이어 '야마모토의 신인 시즌은 비판론자들을 잠재우기 부족했지만,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차지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그를 반대했던 이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사이영상 투표는 포스트시즌 이전에 진행됐는데, 포스트시즌 결과가 반영됐다면 야마모토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는 게 다저스웨이의 시전이다. 물론 사이영상 수상자인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정규시즌 성적이 너무 빼어나긴 했다.
Los Angeles Dodgers pitcher Yoshinobu Yamamoto celebrates with the trophy after their win against the Toronto Blue Jays in Game 7 of baseball's World Series, Sunday, Nov. 2, 2025, in Toronto. (AP Photo/Brynn And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