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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혜성이 계속 주장을 했다면, 송성문의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었을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실력을 인정받고 빅리거가 됐다는 게 중요하다. 2015년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키움 전신 넥센 지명을 받았다. 타격만 좋은 유망주로 수 년을 흘려보냈다. 선수층이 얇다보니 내야에서 기회는 받는데,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백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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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주장 완장을 찬 송성문은 싱글벙글이었다. '내가 해도 돼?' 이런 느낌. 이럴 때 기대 이상 효과가 나온다. 그 자리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나온다.
주장 된 첫 날 LG전부터 결승타를 치더니, 미친 듯 폭주하기 시작했다. 주장 되기 전까지 2024 시즌 성적이 타율 3할8리 6홈런 33타점 장타율 4할7푼7리, 출루율 3할7푼5리였다. 그런데 주장된 후 시즌 끝까지 성적은 타율 3할5푼5리 13홈런 71타점 장타율 5할3푼8리 출루율 4할2푼5리로 껑충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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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건 도루다. 그 전까지 통산 도루가 6개던 선수다. 그런데 주장 된 후 무려 20개를 성공시켰다. 주장으로서 뭐라도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자신의 재능 발견으로 연결된 것이다.
홈런이 19개에 그치며 20홈런-20도루 달성에 아깝게 실패했다. 그러니 동기부여가 됐다. 올시즌은 무조건 이를 넘기겠다고. 그렇게 올시즌 26홈런 25도루를 기록했다. 야구에 자신감이 붙으니, 약점이라던 수비도 일취월장했다. 자기도 모르게, 메이저리그급 선수로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장이 된 후 달라진 송성문. 분명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당시 팀을 이끌던 홍원기 감독도 "주장 시켜놓으니 정말 열심히 한다"며 흐뭇해했었다. 그 완장 바통 터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달라지게 했는지도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