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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혜성이 계속 주장을 했다면, 송성문의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었을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실력을 인정받고 빅리거가 됐다는 게 중요하다. 2015년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키움 전신 넥센 지명을 받았다. 타격만 좋은 유망주로 수 년을 흘려보냈다. 선수층이 얇다보니 내야에서 기회는 받는데,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백업이었다.
그나마 2022 시즌 142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보였다. 홈런 13개에 79타점. 하지만 타율이 2할4푼2리였다. 2023 시즌 출전 경기수가 104경기로 줄었고, 타율도 2할6푼3리밖에 안됐다. 이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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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주장 완장을 찬 송성문은 싱글벙글이었다. '내가 해도 돼?' 이런 느낌. 이럴 때 기대 이상 효과가 나온다. 그 자리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나온다.
주장 된 첫 날 LG전부터 결승타를 치더니, 미친 듯 폭주하기 시작했다. 주장 되기 전까지 2024 시즌 성적이 타율 3할8리 6홈런 33타점 장타율 4할7푼7리, 출루율 3할7푼5리였다. 그런데 주장된 후 시즌 끝까지 성적은 타율 3할5푼5리 13홈런 71타점 장타율 5할3푼8리 출루율 4할2푼5리로 껑충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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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건 도루다. 그 전까지 통산 도루가 6개던 선수다. 그런데 주장 된 후 무려 20개를 성공시켰다. 주장으로서 뭐라도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자신의 재능 발견으로 연결된 것이다.
홈런이 19개에 그치며 20홈런-20도루 달성에 아깝게 실패했다. 그러니 동기부여가 됐다. 올시즌은 무조건 이를 넘기겠다고. 그렇게 올시즌 26홈런 25도루를 기록했다. 야구에 자신감이 붙으니, 약점이라던 수비도 일취월장했다. 자기도 모르게, 메이저리그급 선수로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장이 된 후 달라진 송성문. 분명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당시 팀을 이끌던 홍원기 감독도 "주장 시켜놓으니 정말 열심히 한다"며 흐뭇해했었다. 그 완장 바통 터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달라지게 했는지도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