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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이후 높은 대우…공개 입찰 바뀐 뒤에도 줄줄이 MLB 진출
샌디에이고 구단은 23일(한국시간) 송성문과 4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AP통신이 전날 보도한 내용을 보면, 총액 1천500만달러 수준이다. 5년째 상호 옵션을 발동하면 계약 규모는 더 커진다.
포스팅시스템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가 MLB에 진출할 길을 열어둔 제도로, 1997년 일본프로야구에서 MLB 진출을 노렸던 이라부 히데키의 스카우트 파동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MLB는 1998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일본프로야구(NPB) 등과 협정을 통해 포스팅시스템을 구축했다.
초기 포스팅시스템은 비공개 입찰 방식으로 이뤄졌다.
MLB 30개 구단은 포스팅 신청 선수를 대상으로 비공개 입찰액을 적어냈고,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한 팀이 독점 협상 기회를 얻어 일정 기간 선수와 계약을 조율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노린 최초의 한국 선수는 '야생마' 이상훈이다.
LG 트윈스에서 뛰던 이상훈은 1998년 2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 도전에 나섰으나 보스턴 레드삭스가 써낸 입찰 최고액이 60만달러에 그치면서 미국 진출이 무산됐다.
이후에도 많은 선수가 포스팅을 통해 미국 문을 두드렸으나 현지의 '박한 평가'가 잇따랐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진필중은 2022년 2월 응찰구단이 나타나지 않았고, 그해 12월 재수를 택했으나 응찰액 2만5천달러가 나오면서 꿈을 접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임창용 역시 응찰액 65만달러에 그쳐 포기했다.
이후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MLB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에 진출한 첫 선수는 최향남이다.
2009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만 39세의 최향남은 101달러라는 상징적인 금액의 입찰액을 기록하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한국 선수들의 빅리그 도전 역사는 2012년 전환점을 맞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당시 역대 MLB 포스팅 금액 4위에 해당하는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의 거액을 제시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한화는 포스팅 금액 1천만달러를 미국 진출 허가의 '기준선'으로 그었으나 다저스가 이보다 두 배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작은 고민 없이 류현진을 풀어줬다.
류현진은 별도로 다저스와 6년 3천600만달러에 계약하고 미국 땅을 밟았다.
투수들의 전유물로 꼽히던 포스팅 시스템은 2014년 강정호(은퇴), 2015년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코치)가 잇따라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겪었다.
강정호는 500만2천15달러의 입찰액을 적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4년 1천100만달러에 계약했고, 박병호는 이적료 1천285만달러를 제시한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1천200만달러에 입단 도장을 찍었다.
원소속팀에 지불하는 입찰액, 즉 이적료는 선수 계약 금액에 따라 정해졌다.
선수 보장 계약 금액이 2천500만달러 이하일 경우 MLB 구단은 원소속 구단에 계약금의 20%를 지급하고 2천500만달러 초과∼5천만달러 이하일 경우 MLB 구단은 2천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와 2천5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지급한다.
보장 계약 금액이 5천만달러 초과일 경우 937만5천달러와 5천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원 소속 구단에 지불한다.
보장 계약 외의 보너스, 옵션은 해당 선수가 달성 시 해당 금액의 15%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KBO리그 원소속 구단이 받는 입찰액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됐다.
2020년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하면서 새 포스팅시스템에서 MLB에 진출한 1호 선수가 됐다.
당시 김광현은 2년간 보장 금액 8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소속팀 SK 와이번스(현 SSG)는 이적료 160만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2021년부터는 키움 출신 선수들이 줄줄이 MLB에 진출했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2천800만달러의 보장 계약을 한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키움에 이적료로 552만5천달러를 안겼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23년 6년 1억1천300만달러에 도장을 찍으면서 원소속팀 키움은 이적료 최대 1천882만5천달러를 받게 됐다.
지난해엔 LG에서 뛰던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고, 올해엔 김혜성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천200만달러에 사인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소속 선수를 MLB로 보낸 KBO리그 팀은 키움과 LG, SSG, 한화, 롯데 5개 팀이다.
이중 키움이 가장 많은 6명의 선수를 배출했고, 나머지 구단에서는 1명씩 나왔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