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요" 부상에 쓸려간 서른일곱 특급재능, 울산 찾은 단 하나의 이유

기사입력 2026-01-14 07:37


"제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요" 부상에 쓸려간 서른일곱 특급재능, 울산 …
트라이아웃을 마친 뒤 인터뷰 하는 국해성. 울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울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 웨일즈 첫 트라이아웃 현장.

각계각층의 선수가 대거 몰렸다. 전직 프로야구 출신, 대학 고교 졸업 후 미지명 선수, 독립리그 출신, 일본 프로야구 NPB 출신 등 다양한 전직 유니폼이 어우려졌다. 그야말로 '다음 기회'를 통해 재도약을 노리는 수준급 선수들이 모인 간절함의 현장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령 선수도 눈에 띄었다. 과거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던 스위치히터 외야수 국해성(37)이다.

어린 후배 선수들과 함께 정해진 순서대로 테스트를 소화했다. 다만 살짝 불편한 부분이 있어 주루 테스트만 패스했다. 오전조로 테스트를 마친 국해성은 담담하게 미디어 인터뷰에 임했다.

"좀 시간이 짧았는데요.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고, 나름 만족하게 잘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국해성의 야구인생은 파란만장하다. 인천고 시절 4번과 주전투수를 겸한 장타력 있는 스위치히터 유망주 출신.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팔꿈치 수술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드래프트 타이밍을 놓쳐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고비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결국 14년 두산 생활을 마감할 무렵 퓨처스리그 FA를 선언했지만 선택받지 못하고 2021년 시즌을 끝으로 베어스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이후 국해성의 선택은 독립리그였다. 성남 맥파이스에 입단해 프로 복귀를 준비했다. 실제 2023년 5월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면서 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아쉽게 그해 10월 웨이버 공시됐다. 프로 생활의 마지막 해였다.


국해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성남 맥파이스에 재입단한 뒤 지난해는 화성 코리요에서도 뛰며 기회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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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해성 배팅
KBO리그 1군, 퓨처스리그, 독립리그까지 두루 겪은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최초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 창단이었다.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국해성은 아주 잠시 침묵했다. 중요한 한마디가 이어졌다.

"제가 우선 야구를 너무 좋아합니다. 마지막 기회의 발판이 생긴 것 같아서 도전하고 싶어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짧지만 울림이 있는 진심. 숱한 큰 부상과 불운에 오랜 세월 발목이 잡혔지만 야구는 국해성에게 지긋지긋한 대상이 아니라 쉽게 놓을 수 없는 진심의 영역에 있는 특별함이었다. 은퇴 기로 마다 마음을 바꿔 가장 낮은 곳에서 끊임 없는 도전을 이어온 이유. 서른 후반의 나이에 울산 웨일즈 트라이아웃을 위해 울산 문수구장에 서게 된 원동력이기도 했다.

스무살 가까이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과 섞여 겨울 땀을 흘린 불굴의 아이콘. 찬 바람이 스치는 문수구장의 인조잔디에서의 구슬땀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제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요" 부상에 쓸려간 서른일곱 특급재능, 울산 …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두산 국해성이 타격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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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국해성이 타격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24/
"다들 간절하고 열심히 준비해서 온 느낌이었고요. 저도 거기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같이 한 것 같아요. 만약 입단하게 되면 아마 제가 제일 고참일 것 같은데 솔선수범을 제일 많이 해야 될 것 같고요. 그 안에서 저도 이제 뭐 조금 나이가 있다고 뒤쳐지면 안 되고 동등한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동 양도 똑같이 할 수 있는 체력은 되거든요. 여러가지 면에서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경험이 많은 만큼 후배들을 위해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고참선수.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다.

"큰 실수를 하고 난 뒤 그 다음 플레이나, 이런 상황에 어떻게 생각을 하고 플레이 해야 될지에 대한 부분을 제가 플레이 하면서 동생들한테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끝으로 몸 상태에 대한 조심스러운 질문에 그는 "최대한 열심히 만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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