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팀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 야구대표팀 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김주원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2/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하늘이 내려준 기회, 김주원이 거머쥘 수 있을까.
프로 스포츠에서 핵심 선수의 부상은 그 팀에 너무나 큰 치명타를 안긴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 다른 선수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상 주전 유격수로 점찍어놨던 '대체불가' 메이저리거 김하성(애틀랜타)의 부상 소식이었다.
김하성은 빙판길에서 넘어져 오른쪽 중지를 다쳤고, 애틀랜타로 넘어가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됐다. 복귀까지 최소 4~5개월이 걸릴 전망.
김하성의 새 시즌도 문제지만, 당장 대표팀에 비상등이 켜졌다. 안그래도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샌다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하며 스프링 캠프 참가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최근 옆구리 부상까지 당했다. 이로 인해 WBC 출전이 힘들어 내야 전력이 떨어졌는데 김하성까지 이탈 확정이다.
당장 유격수 자리를 누구로 메워야 할지 류지현 감독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표팀의 사이판 전지훈련에는 유격수 자원으로 김주원(NC)만 참가해있다. 그동안 김주원, 박성한(SSG)이 양대 산맥으로 활약해왔는데 김하성이 들어오면 사실상 붙박이 주전이니 류 감독은 그 백업으로 박성한보다 공격력이 강한 김주원을 선택해 사이판에 데려간 것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과 한신의 공식 평가전이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렸다. 대표팀 김하성.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7/
김주원도 타격 능력 좋고, 어깨 강한 유망한 선수다. 오지환(LG) 박찬호(두산) 등 대선배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작년 기량이 급격히 올라와 아직 안정감은 떨어진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면 김도영(KIA)의 유격수 전환도 타진해볼 수 있다. 이번 대표팀은 김도영과 노시환(한화) 중 한 사람이 3루 주전 자리를 맡아야 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으 쓰지 못하는 자체가 손해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가면 교통 정리가 된다. 하지만 무리수다. 김도영은 프로 입단 후 유격수를 본 적이 없다. 지난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를 거의 뛰지 못해 실전 감각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습 경기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선수를 긴장되는 무대에 갑자기 유격수로 세운다는 건 지나친 모험이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김혜성이 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06/
김혜성(LA 다저스) 카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당초 유격수 김하성-2루수 김혜성 키스톤 콤비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하성이 없으니 김혜성을 유격수로 돌리고, 2루에 물오른 기량의 신민재(LG) 등을 투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위험성이 존재한다. 김혜성은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였기에 김도영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하지만, 그 역시 유격수 자리를 지키지 않은지 오래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에도 2루로 돌린게, 유격수 자리에서의 송구 문제 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타구가 날아올 WBC 대회다. 수비 안정감이 중요하다.
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NC 김주원.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2.09/
결국 김주원을 주전 유격수로 박아두고, 다른 유격수 요원을 추가로 발탁하는 가장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김주원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김주원은 일찍부터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최고의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다.
당장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팀들의 눈도장을 받지 못한다 해도, 선수가 이렇게 큰 대회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면 야구 실력이 확 느는 게 보통이다. 시야가 넓어진다는 표현을 한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천금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
과연 김하성의 충격적인 부상 이탈이, 대표팀 유격수 포지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류 감독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