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매직'이 한층 독해졌다. FA로 영입한 38세의 베테랑에게도 거침없이 '시즌 계획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KT 위즈는 지난 25일부터 호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당초 KT는 FA로 영입한 김현수와 최원준, 그리고 지난해 슈퍼스타로 떠오른 안현민에게 외야를 맡길 예정이었다. 내야는 허경민(3루)-권동진(유격수)-김상수(2루)-힐리어드(1루)의 구성이 유력했다. 3년 50억에 영입한 노장 FA 김현수에게 보다 마음편히 뛸 수 있는 위치를 맡긴다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힐리어드가 2019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래 7시즌 동안 외야수로 뛴 점이 마음에 걸렸다. 2021년에는 200타석 넘게(214타석) 뛴 적도 있고, 두자릿수 홈런 2시즌(2021년 14개, 2024년 10개) 기록했으며, 그렇지 못할 때도 대수비로서 빅리그 외야 한자리를 큰 무리없이 소화해왔다. 기록상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 훨씬 좋은 수비를 지닌 외야수다. 반면 최근 1루수로 뛴 경험은 거의 없었다.
샘 힐리어드. 김영록 기자
사령탑의 결단은 빨랐다. 이틀간 힐리어드에게 1루 수비 연습을 시켜본 결과, 익숙해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김현수의 경우 수비 자체는 무난하다고 봤다. 김현수는 커리어 전반에 걸쳐 좌익수보다 1루로 나설 때 타격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지명타자보단 리듬을 탈 수 있게 좌익수 수비를 맡겨달라는 속내도 꾸준히 밝혀온 선수다.
김현수가 LG 트윈스에 입단한 2018년부터 8년간 성적을 살펴보면, 지명타자시(1500타석) 타격 성적이 가장 낮다. 타율 2할8푼4리 33홈런 233타점 OPS 0.777을 기록했다.
반면 1루수로 나선 표본은 지명타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493타석) 타율 2할9푼2리 13홈런 84타점, OPS 0.781이었다. 상대적으로 젊을 때 더 1루수로 많이 뛴점을 감안하면 비슷하거나 지명타자를 더 선호하는 모양새.
롱토스를 하며 몸을 푸는 김현수(왼쪽). 김영록 기자
그리고 예상대로 좌익수(2592타석) 출전시 타율 3할2푼1리 73홈런 427타점, OPS 0.886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이 고민한 이유다.
다만 힐리어드 역시 1루보다 외야를 선호하고, 생각보다 그 수비 차이가 많이 난다는 판단하에 일단 '김현수 1루행'을 결정한 것. 힐리어드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1루보단 외야를 원한다. 외야 3자리 모두 메이저리그 레벨로 소화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중견수에 가장 자신있다"고 밝혔다. 그 마음이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여러모로 올해 KT 야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또 하나 늘었다.
다만 이는 1차적인 결정일 뿐, 향후 캠프와 시즌 진행 상황에 따라 김현수와 힐리어드의 기용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 김현수는 캠프 3일차인 27일에는 펑고 없이 베이스러닝 연습, 그리고 힐리어드-허경민-김상수-장진혁 등과 롱토스를 하며 몸을 푸는 훈련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