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고졸 3년차 육성투수 후지와라. 20일 열린 청백전에 등판해 시속 155km 빠른공으로 주축 타자를 압도했다.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소프트뱅크의 고쿠보 감독은 20일 청백전에서 호투한 육성투수 중 일부를 일본대표팀과 연습경기에 데려가겠다고 했다. 후지와라가 대표팀 최고 타자를 상대로 등판할 수도 있다.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시속 150km 패스트볼이 흔해졌다고 해도, 투수마다 작정한 듯 150km를 뿌린다는 게 놀랍다. 시즌 개막까지 5주가 남은 시점에서 말이다.
20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미야자키 캠프에서 열린 청백전. 우완투수 후지와라 하루토(21)와 로드리게스(25), 오카다 고이치로(24), 오타케 후가(27)가 연달아 시속 150km 빠른공을 선보였다. 후지와라가 최고 시속 155km, 로드리게스가 154km, 오카다가 152km, 오타케가 151km를 던졌다.
그런데 눈에 띈다. 유니폼 등번호다. 후지와라는 142번,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인 로드리게스는 156번, 오카다는 140번, 오타케는 136번을 달았다. 네 선수 모두 정식선수가 아닌 육성선수 신분이다. 좌완 나가미즈 게이신(21)까지 육성 선수 5명이 이날 청백전에 등판했다. 나가미즈는 최고 147km를 찍었다.
후지와라는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육성 6순위, 오카다는 2025년 육성 9순위, 나가미즈는 2024년 육성 9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오타케는 2022년 신인 5순위로 들어와 63번을 달았다. 첫 시즌이 끝나고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육성으로 전환했다.
1군 기록이 없는 육성투투수가 1군 주력 타자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4군까지 운영하는 소프트뱅크의 강력한 육성 프로그램의 힘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열린 202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육성 8명을 포함해 총 13명을 뽑았다. 매년 양 리그, 12개팀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데려온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매년 10여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 지명을 거부하는 일도 있다.
소프트뱅크 4번 타자 야마카와. 후지와라는 네 차례 홈런왕에 빛나는 야마카와와 정면승부해 내야 뜬공으로 잡았다.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소프트뱅크는 2024~2025년, 연속으로 퍼시픽리그 1위를 했다. 지난해 재팬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즈를 누르고 5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1차전을 내준 뒤 4연승을 거뒀다. 센트럴리그 우승팀이자 양 리그 최고 승률팀을 압도했다. 매년 적극적으로 투자해 전력을 강화하면서 육성에 총력을 쏟은 결과다.
청백전에선 후지와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고졸 3년차 육성투수가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34)를 강력한 직구로 눌렀다. 빠른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했다. 후지와라는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 좋았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16일 사회인야구팀과 경기 때도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했다.
입단 2년차였던 지난해 2월에도 청백전에 등판했다. 1년 전엔 1이닝 3실점했다. 안타 3개, 4사구 3개를 내주고 무너졌다. 후지와라는 "지난해에는 여유가 없었다. 오늘은 내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입단했을 때 140km를 던지는 투수가 성장해 여기까지 왔다. 제구력이 과제였는데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라고 칭찬했다.
일본 매체들은 후지와라를 보면서 센가 고다이(33·뉴욕 메츠)를 떠올렸다. 센가는 육성선수로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소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재팬시리즈에서 한신을 누르고 5년 만에 우승했다. 후지카와 한신 감독(오른쪽)이 선배인 고쿠보 소프트뱅크 감독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
프트뱅크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고쿠보 감독은 청백전에서 호투한 육성선수 중 일부를 일본대표팀과 연습경기에 데려가겠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22~23일 미야자키에서 소집훈련 중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과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육성투수 후지와라가 대표팀 최고 타자를 상대로 강속구를 던지는 모습을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