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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만 갖추면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갖출건 다 갖춘 투수였다. 150㎞ 넘는 직구를 던지는 좌완인데다,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끝까지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특히 이해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⅓이닝 3실점, 3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선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지만, 재계약에 도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한국 생활의 보람은 있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복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불펜으로 뛰었다. 트리플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뒤 빅리그로 승격했다. 2021년(9경기 22⅓이닝 평균자책점 2.82) 이후 4년만에 맛보는 빅리그였다.
놀랍게도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4경기(선발 3)에 등판, 46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08이었다. 그 결과 볼티모어와 1+1년 계약에 성공, 빅리그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에서 배운 대로 충실히 실천한 구종 변화가 두드러졌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한국행 이전 빅리그에서 뛴 2021년의 엔스는 직구(58.6%)와 컷패스트볼(36.9%)의 투피치에 가까운 투수였다. 총 360개의 투구중 체인지업은 단 9개(2.5%) 커브는 7개(1.9%)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해 엔스의 체인지업 비중은 무려 29.6%에 달했다. 총 741개 중 219개나 던졌다. 15% 안팎이었던 LG 시절에 비해 자신감이 붙은 모습. 확실한 제 2구종으로 자리잡았다. 직구(45.7%)와 컷패스트볼(16.5%)을 합친 비율이 4년전 직구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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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엔스는 1-2로 뒤진 5회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시작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어 다음 타자 엔디 로드리게스에게 134㎞ 컷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안타 2개로 무사 1,3루가 됐고, 1루 주자의 도루 때 포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1점을 더 내줬다. 순식간에 1-5가 됐다.
끝이 아니었다. 볼넷으로 다시 무사 1,3루, 다음 타자 라이언 오헌에게 3점 홈런까지 허용했다. 7번째 타자를 상대로 간신히 삼진 처리, 올시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미 투구수는 28개, 결국 엔스는 교체됐다. 엔스의 스프링캠프 평균자책점은 162.00이 됐고, 이날 볼티모어는 2대8로 패했다. 엔스의 부진이 결정적 패인이었던 셈이다.
엔스의 '역수출'은 성공작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이제 한국행도 쉽지 않은 나이다. 메이저 무대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