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아! 이을용 아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통해 '꿈의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의 성장 스토리가 조명받고 있다.
이태석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선발출전해 후반 19분 엄지성(스완지시티)과 교체될 때까지 64분을 뛰며 팀의 2대1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태석은 이날 아버지 이을용 전 경남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 달았던 등번호 13번 유니폼을 똑같이 입고 왼쪽 측면을 활발히 누볐다. 신장 1m90가 넘는 체코의 장신 선수들과 공중볼 경합도 피하지 않는 강단 있는 모습은 '을용타'로 알려진 부친의 DNA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태석이 뛰는 모습을 확인한 튀르키예, 특히 튀르키예 클럽 트라브존스포르 팬들과 현지 매체는 과거 이태석이 갓난아기이던 시절 모친과 함께 트라브존스포르 홈경기를 직관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두 살쯤 돼보이는 이태석은 트라브존스포르라고 적힌 모자를 눌러쓰고 있다. 이 전 감독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 선수의 특유의 성실함과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을 앞세워 2003년 튀르키예컵 우승을 이끌며 홈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았다.
2002년에 태어난 이태석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아버지와 똑같은 왼발잡이인데다 강철 체력까지 물려받은 그는 각급 청소년 대표를 거치며 엘리트의 길을 걸었다. 명문 FC서울 유스팀에서 성장해 지난해 유럽 진출의 꿈까지 이뤘다.
이 전 감독은 대회 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정말로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의욕적으로 하되, 냉정하게 해야 한다.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갖고 있는 100%를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월드컵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A매치와는 또 다르다. 그런 부분을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라고 아버지가 아닌 축구 선배로서 조언을 남겼다. "태석이 경기를 보는데 축구가 좀 늘었더라. 여유도 생기고, 축구에 대해 조금 눈을 뜬 모습이다.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월드컵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도 잊지 않았다.
떨려서 직접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이 전 감독은 "아빠가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집안의 역사를 써준 태석이한테 아빠로서 정말로 고맙다. 몸관리 잘해서 월드컵에 이태석이라는 이름 석자를 빛내자"라고 했다.
이태석은 부친의 바람대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체코전 다음날 대한축구협회(KFA) 공식방송을 통해 "이 맛에 축구선수를 하는 것 같다"라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14일 휴식을 취한 축구대표팀은 15일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 모여 멕시코전 대비 훈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은 19일 오전 10시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