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 하기 싫으냐 소리 듣는다.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
LG 트윈스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유망주 내야수 이영빈을 1군에 콜업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유망주. 유격수로 공-수 모두에서 좋은 자질을 가졌기에 LG 염경엽 감독은 이영빈을 '포스트 오지환' 선두 주자로 꼽았다. 염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고, 올해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와 6월 초까지 쭉 1군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이영빈은 지난 4일 돌연 2군행을 통보받았다. 타격도 부진했고, 실책도 저지르기는 했지만 염 감독 스타일 상 본인이 키우는 선수를 쉽게 2군에 내리지 않는데 그 배경이 궁금했다. 그리고 딱 10일을 채우고 다시 올라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염 감독은 이영빈 얘기가 나오자 작심한 듯 일장 연설을 했다. 염 감독은 "이영빈은 야구하는 스타일 문제다.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며 "진짜 열심히 한다. 그런데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나. 최원영이 열심히 해 보이나, 아니면 이영빈인가. 중요한 건 두 사람 모두 뒤에서 노력하는 건 똑같다는 것이다. 이영빈도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안 보인다. 그러면 오해를 받는다. 어렸을 때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실력 문제가 아니었다. 프로 선수로서 구단, 지도자, 팬들에게 뭔가 강인하고 다부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늘 표정에 패기도 없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충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하는 행동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삼진 먹고 화가 나서 나오는 것과, 그냥 걸어나오는 것과 완전히 다르지 않나. 상대가 보기에, 팬들이 보기에 말이다. 한 번은 자극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절대 미워서가 아니다. 고쳐야 할 부분이다. 그대로 두면 '야, 하기 싫으냐' 이런 소리 듣는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염 감독은 "내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다. 열심히 하지 않아 보낸 게 아니라고 말이다.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프로 선수답게, 누가 봐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기본이다. 차라리 오버하는 게 낫다. 그건 나중에 자제시키면 된다. 물론 이영빈은 성격상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한다. 너무 착하다. 다만 그래야 야구도 공격적으로 바뀐다. 성향을 바꿔야 야구 스타일도 바꿀 수 있다. 나는 그동안 몇 번 얘기했다. 그런데 자극이 없느이 못 바꾸더라.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또 2군이다. 스타일은 일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리 팀에 잘 한다고 설치는 선수가 있나. 나는 성격상 그런 거 못 본다.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 나는 단추 3개 풀고, 목걸이 3개 걸고, 머리 길고 이런 꼴 못 본다. 야구 선수는 야구 잘 하는 게 가장 멋있다. 야구 열심히 하는 걸로 인정받는 거다"라고 프로 선수의 태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LG에서 뛴 장수 외인 켈리다. 켈리는 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염 감독은 "켈리는 내가 오기 전부터 그 머리였다. 그렇게 '예수' 캐릭터가 잡힌 선수였는데, 그 선수에게 머리를 자르라는 건 그랬다. 켈리 외에는 외국인 선수도 다 똑같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