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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꼭 나라를 빛내고 와라."
노시환이 가능한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 사이판과 오키나와 캠프, 오사카 평가전까지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노시환은 각 포지션에서 1번이 되지 못했다. 3루수는 김도영, 1루수는 문보경이 주전을 꿰찼고, 두 선수는 조별리그에서 공수 맹활약하며 선택받은 이유를 증명했다.
아쉬운 대목은 한국계 외국인 타자 셰이 위트컴의 중용이다. 위트컴은 류지현 한국 감독과 KBO가 공들여 데려온 메이저리거 가운데 한 명이다. 마이너리그 홈런왕 출신,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선수는 아니지만 저마이 존스와 함께 한국 타선을 강화할 핵심 카드로 꼽혔다.
체코전에서 위트컴은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존스는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의 조금 더 수준 높은 투수들을 만나자 위트컴의 방망이는 귀신같이 식었다. 일본전 4타수 무안타 2삼진,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위트컴의 타격이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0-1로 뒤진 5회 무사 1, 3루 기회. 위트컴은 팀배팅도 하지 못하고 유격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3루주자 득점으로 1-1 균형을 맞출 수는 있었지만, 여기서 대량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한국은 연장 10회까지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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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컴은 내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긴 했다. 류 감독은 대회에 앞서 4일 정도 위트컴의 수비 훈련을 살펴본 뒤 3루수로 고정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던 김도영은 지명타자로 관리하면서 위트컴을 같이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류 감독은 문보경이 대만전을 앞두고 허리 부상이 있어 수비가 어려워지자 위트컴을 1루수로 세우고, 김도영을 3루수로 기용했다. 노시환이 1루수로 나설 수도 있었지만, 위트컴을 쓰기 위한 결정이었다. 결국 수비는 팀과 호흡이고, 경험이다. 위트컴은 클러치 상황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노시환은 평가전 기간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위트컴도 타율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한번씩 나오는 홈런의 임팩트를 기대했을 뿐이다. 위트컴의 3경기 타율은 1할8푼2리(11타수 2안타)다. 체코전에서 친 홈런 2개가 위트컴이 생산한 안타의 전부다. 콘택트 능력에 의문이 드는 대목.
류 감독은 그럼에도 위트컴을 일본전과 대만전 모두 한번도 교체하지 않았고, 대타를 기용할 상황에는 문현빈과 구자욱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한때 대표팀 4번타자로 활약했던 노시환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한 대목이다.
노시환은 위트컴 합류 이후 벤치로 밀렸지만, 개의치 않고 비행기 세리머니 아이디어를 내는 등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했다.
지금은 KBO 모든 구단이 스프링캠프 막바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시범경기까지 시즌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기간이다. 노시환은 대표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오히려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마지막 남은 9일 호주와 한 경기. 한국의 1라운드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류 감독이 앞선 3경기에 가동한 베스트 라인업을 흔들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위트컴은 순식간에 계륵이 됐고, KBO 역대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노시환은 계속 머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노시환은 올 시즌 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도 생각하고 있기에 이번 대회가 개인적으로는 더욱 아쉬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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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