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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094 추락에 포일·주루 참사까지…'국보급 안방마님' 양의지, '붙박이 4번'도 부담스럽다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9경기에 단 3안타. 타율 9푼 4리.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믿기 힘든 수치다. 대한민국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라는 두산 베어스 양의지의 2026시즌 초반 성적표다.

공격은 꽉 막혔고, 믿었던 수비마저 흔들렸다. 심지어 베테랑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주루 미스까지 겹쳤다. 공·수·주에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양의지의 부진이 두산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철저한 무안타 침묵에 빠졌을 때만 해도 "곧 터지겠지"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규정 타석을 채운 82명의 선수 중 무안타는 양의지가 유일했다. 이후 1일 삼성 라이온스 전, 3일 한화 이글스 전에서 간신히 안타 1개씩을 신고했다.

7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도 답답한 흐름은 이어졌다. 4회 무사 1루에서 키움 선발 배동현의 5구째 143㎞ 직구를 힘겹게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타구의 질이나 스윙의 궤적 모두 우리가 알던 '타격 기계' 양의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타율 0.094 추락에 포일·주루 참사까지…'국보급 안방마님' 양의지, '붙박이 4번'도 부담스럽다

방망이가 무거우니 발걸음도 꼬였다. 2-3으로 피 말리는 추격전을 벌이던 6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결정적 찬스가 주루 플레이 하나에 허무하게 날아갔다. 몸에 맞는 볼로 1루를 밟은 양의지는 다즈 카메론의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2루타 때 2루를 돌아 3루로 향했다. 그러나 중간에 타구를 확인하느라 멈칫했다. 뒤늦게 전력 질주해 간신히 3루에 안착했지만, 이미 2루를 훌쩍 지나 3루로 향하던 타자 주자 카메론은 양의지가 멈춰 선 것을 보고 황급히 2루로 귀루해야만 했다.

양의지의 타구 판단이 조금만 더 빨랐다면 충분히 여유 있게 홈을 밟을 수 있었던 타구였다. 결국 이 주루 미스로 찬스는 무산됐고, 기세가 꺾인 두산은 7회초 2점을 헌납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양의지의 '성역'과도 같았던 수비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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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초, 2루 주자 이형종을 두고 최승용의 3구째 슬라이더를 잡지 못해 포수 패스트볼을 범했다. 하필 미트를 맞고 우측으로 굴러간 공의 행방을 놓쳐 방향을 잃었고, 그 사이 발 빠른 이형종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뒤늦게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6회초 무사 1루에서는 양재훈의 121㎞ 커브를 흘려 1루 주자를 2루로 보냈고, 1사 1, 2루에서는 129㎞ 포크볼마저 빠뜨려 위기를 자초했다. 급기야 2사 2, 3루에서 원바운드 된 136㎞ 슬라이더마저 블로킹하지 못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한 이닝에만 무려 세 번이나 공을 뒤로 빠뜨린 것이다. 기록상 폭투가 포함되긴 했지만, 평소 양의지의 거미줄 같은 블로킹 능력을 생각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사였다. 7회 1사 1, 3루에서도 이병헌의 슬라이더를 놓치며 또다시 진루를 허용했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부상으로 신음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3할 타율을 밥 먹듯이 때려냈던 양의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본인조차 이토록 깊은 늪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보통 이런 극심한 슬럼프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해 휴식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하다. 김원형 감독은 여전히 4번 타자 겸 주전 포수 자리에 양의지의 이름을 써내며 "곧 올라올 것"이라고 굳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고, 사령탑의 뚝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바닥을 친 타격감, 흔들리는 수비, 꼬여버린 주루까지. '대체불가' 양의지가 이 깊은 터널을 스스로 뚫고 나와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그 '곧'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타율 0.094 추락에 포일·주루 참사까지…'국보급 안방마님' 양의지, '붙박이 4번'도 부담스럽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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