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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5.53→방화범 된 수호신들 '9회가 너무 무섭다'…KBO 무너진 뒷문 大참사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SG의 경기. 1점 차 승리를 지킨 LG 유영찬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SG의 경기. 1점 차 승리를 지킨 LG 유영찬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26시즌 KBO리그 초반, 10개 구단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단연 '뒷문 단속'이다.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들이 잇따라 흔들리며 벤치와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올해 열린 프로야구 130경기 동안 10구단 구원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53에 달한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한화(8.73), 두산(7.05), 롯데(6.45), KIA(6.39) 등은 불펜 평균자책점이 6점을 훌쩍 넘기며 심각한 '방화 시달림'을 겪고 있다. 이런 험난한 환경 속에서 클로저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중이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KT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KT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LG 트윈스 유영찬, KT 위즈 박영현, 키움 히어로즈 김재웅 등은 각 팀의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뒷문을 지켜내며 '수호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박영현은 11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슈퍼세이브로 팀의 6대4를 지켰다. 벌써 1승 5세이브다. KT 이강철 감독도 "11일 경기에서 박영현의 구위는 홀드왕을 차지했던 2023년의 피칭 같더라. 시속 150㎞ 이상의 직구가 여러 번 나왔다"고 극찬했다. 박영현은 지난해 구원 1위(35세이브)에 올랐지만 직구 구위만 놓고 보면 데뷔 시즌이었던 2023년 홀드왕(32개)에 올랐을 때가 가장 좋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3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LG의 경기. 투구하는 키움 김재웅.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3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LG의 경기. 투구하는 키움 김재웅.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김재웅도 의외의 활약중이다. 벌써 5경기에서 1홀드 3세이브로 삼성 라이온즈 김재윤과 나란히 세이브 순위 공동 3위까지 올라있다. 당초 기존 마무리 조영건의 부상 이탈 후 키움 설종진 감독은 김재웅, 가나쿠보 유토, 김성진 등을 고루 등판시키며 시험대에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유토는 시즌 개막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지만 ⅔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쓰며 탈락했다. 하지만 뒤이어 시험대에 오른 김재웅이 마무리 역할을 무난히 커버하면서 설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LG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4.02/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LG 유영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4.02/

현재 세이브 부문 1위(7개)를 달리고 있는 유영찬은 쉴틈 없이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2사 후 SSG 김재환에게 던진 145㎞ 한가운데 직구가 통타당해 홈런을 내준 듯 했지만 다행히 타구가 뻗지 못하고 우익수 홍창기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유영찬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일어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과적으로 7경기 연속 세이브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작성 중이지만, 9이닝당 볼넷 허용률이 지난해 5개에서 올해 5.9개로 치솟으며 안정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우려가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팀이 치른 13경기중 무려 8경기에 나섰다는 것도 체력 문제를 걱정하게 만든다.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KIA 정해영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0/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KIA 정해영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0/

하지만 유영찬은 아직은 행복한 고민 축에 속한다. 든든했던 프랜차이즈 마무리 투수들은 줄줄이 시련의 계절을 맞이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받던 정해영은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정해영은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6-3으로 앞선 9회말 선두타자 볼넷에 이어 강백호에게 2점 홈런을 맞고 강판당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16.88. 지난 시즌 60경기 61 ⅔이닝 3승 7패 27세이브로 활약했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통산 149세이브를 올린 간판 마무리지만, 이범호 감독은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머리를 식히라는 차원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KIA는 당분간 성영탁 등을 앞세워 뒷문을 막는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7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김원중이 안도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7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김원중이 안도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164개) 기록 보유자인 김원중은 7년 만에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FA 계약(4년 총액 54억 원) 2년 차에 맞이한 뼈아픈 시련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원중을 6, 7회 등판하는 중간 계투로 돌리고 당분간 최준용을 마무리에 기용하기로 했다.

김원중의 부진은 복합적이다. 지난해 12월 겪은 교통사고(늑골 미세 골절) 후유증으로 몸 상태를 늦게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구속 저하가 찾아왔다. 최고 150㎞를 상회하던 직구는 현재 140㎞ 초반에 머물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71에 그친 김원중은 최소 146㎞ 이상의 구속을 회복해야만 다시 클로저 자리를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 8회초 한화 김서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 8회초 한화 김서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해 33세이브로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 이글스 김서현 역시 위태롭다. 지난 8일 SSG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리긴 했으나,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진땀을 뺐다. 올 시즌 6경기 5이닝 동안 4사구 7개를 허용하며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2.00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 소방수들의 엇갈린 행보가 10개 구단의 순위 싸움에 어떤 거대한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9회말 마운드로 쏠리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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