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진짜 찾아주고 싶어요."
한화 이글스의 오재원(19)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쳤지만 마냥 웃지 못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팬서비스'가 화근이 됐다. 한화는 이날 8대4로 LG를 꺾으면서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오재원은 7회말 중견수로 대수비 투입돼 9회초 번트 안타에 성공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9회말 2사에서 LG 이주헌의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고 오재원은 이날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공을 잡은 오재원은 외야 관중석에 공을 던져주며 '팬서비스'를 했다.
이때 더그아웃 근처에 있던 선수들이 오재원을 향해 공을 달라고 사인을 보냈다.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은 잭 쿠싱의 KBO리그 첫 세이브 공이었던 것. 6-3으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쿠싱은 2이닝 3안타(1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쿠싱은 올 시즌 오웬 화이트의 6주 단기 대체선수로 KBO리그에 왔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불펜진 난조로 마무리투수를 맡게 됐다. 첫 세이브는 쿠싱에게도 기념이 될 순간이었다.
공을 던지라는 선수들의 모습을 본 오재원은 그제야 '사고쳤다'는 걸 깨달았다.
관중에게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쿠싱에게 다가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쿠싱은 너그럽게 이 상황을 이해했다. 오재원은 올해 데뷔한 신인. 프로 생활에 적응하는 단계에 있다. 이런 부분까지 모두 챙길 여유가 없을 수밖에 없다. 미안하다고 온 오재원의 머리를 오히려 쓰다듬기도 했다.
오재원은 "쿠싱 형이 괜찮다고는 했는데 정말 미안했다"라며 "나도 첫 안타공 같은 걸 형들이 잘 챙겨주셨다. 쿠싱 형에게도 기념이 될 공인데 정말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오재원이 깨닫고 외야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흐른 뒤였다. 오재원은 "아마 못 찾을 거 같다"고 울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재원은 "혹시라도 공을 잡으신 분이 이 기사를 보시고 돌려주신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다"라며 "꼭 좀 찾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