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최대한 힘 썼습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본인도 놀란 시속 150㎞ 강속구였다. 최대 위기에서 있는 힘껏 던진 공으로 KIA 타이거즈 강타자 김도영을 얼렸고, 류현진의 호투는 한화의 4위 도약으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1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3구 7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쳐 5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화는 시즌 성적 32승1무28패를 기록, 위닝시리즈와 함께 KIA와 4위 결정전에서 웃었다.
MVP는 당연히 류현진이었다. KIA가 에이스 아담 올러를 앞세워 4위 사수를 노렸지만, 류현진이 한 수 위였다.
물론 시작은 불안했다. 1회초 2사 후 김도영이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꼬였다. 나성범이 좌중간 안타를 쳐 1, 3루가 됐고, 아데를린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허용해 0-1이 됐다.
한화 타선이 곧장 류현진을 도왔다. 1회말 강백호의 투수 땅볼 타점으로 1-1 균형을 맞추고, 4회말에는 대거 3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이날 류현진 투구의 하이라이트는 5회초에 나왔다. 선두타자 김호령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상황. 박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지만, 김선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잘 잡았다. 이때 2루주자 김호령은 3루까지 갔다.
2사 3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섰다. 류현진은 여기서 온 힘을 다 끌어다 썼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시속 150㎞ 직구를 몸쪽 꽉 차게 꽂아 넣어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사실상 여기서 KIA의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11일) 역시 나이스 피칭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김도영에게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진 것과 관련해 "최대한 힘을 썼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이어 "아무래도 우리가 공격에서 점수를 낸 이후 이닝이었기에 최소한 실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조금 더 집중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 또 마침 주자가 3루로 가는 바람에 와인드업으로 조금 더 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이라 더 의식해서 던졌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실투를 던지면 담장 밖으로 공을 넘기는 선수다. 당연히 의식하고 집중해서 던졌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선발 6연승 행진을 달렸고, 시즌 8승(2패)째를 거둬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4로 국내 투수 가운데 1위다. 불혹을 앞둔 투수가 여전히 리그를 장악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한 평균자책점 상위 5명 안에 국내 투수는 류현진(3위)이 유일하기도 하다.
류현진은 다승왕 페이스와 관련해 "승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냥 항상 지금처럼 6이닝 정도 최소 실점을 하려고 생각하면 우리 팀이 워낙 타격이 좋아서 승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전히 150㎞ 강속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1년에 한 번씩은 나오는 것 같고, 그게 오늘이었다"며 웃었다.
왜 류현진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걸까.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한 2024년보다 지금 성적이 훨씬 좋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류현진은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경기를 하면서 우리가 앞서는 상황이 많아서 조금 더 마운드에서 편안하게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면, 지금은 점수를 너무 잘 내줘서 1실점은 괜찮다는 생각으로 던진 게 요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한화는 5월 이후 21승1무12패를 기록,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덕분에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고, 그 중심에 류현진이 있다. 이대로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릴 만하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투타에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중간 투수들도 요즘에는 잘 막아주고 있고, 야수들도 필요한 순간에 점수를 내주면서 그런 게 잘 맞고,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한화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였다.
대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