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표팀 에이스 왜 원태인 아닌 곽빈이었을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24인 엔트리가 정해졌다.
단기전인 국제대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투수 운용이다. 마운드 틀이 잡혀야, 일정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대부분 예상했던 선수들이 뽑혔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대표팀 에이스 롤을 누가 맡느냐는 것이었다. 소형준(KT)이라는 우완 에이스급 투수가 있고, 김진욱(롯데) 오원석(KT) 최민석(두산)까지 올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인 선수도 있지만 엄청난 중압감의 큰 경기를 책임져줄 선수를 고르라면 마땅치 않은 게 사실. 소형준의 경우 어깨 부상으로 5월 이후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최근 KBO리그와 국가대표팀을 이끈 젊은 에이스들은 압축돼있었다.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선수들이고, 각 팀 토종 에이스로 활약중인 선수들이다. 다만 문동주는 올해 수술대에 올라 열외.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곽빈이었다. 원태인과 곽빈의 매력은 180도 차이가 난다. 원태인은 안정적이다. 계산이 서는 투수다. 기복이 적어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수다. 반대로 곽빈은 더 거친 야성미가 있다. 올해도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무자비하게 뿌린다. 다만, 제구에서 흔들리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왜 원태인이 아닌 곽빈이었을까. 여러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걸로 보인다. 먼저 한 팀 3명 차출과 미필자 안배다. 삼성은 이재현, 배찬승 2명의 미필자가 엔트리에 들어갔다. 원태인을 뽑으려면 뽑을 수 있었겠지만, 이번 대표팀이 마땅한 외야 자원이 부족한 현실이었다. 와일드카드 외 젊은 외야수 중 선발할 수 있는 자원이 김지찬이었다. 김지찬 역시 원태인과 함께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땄다.
단, 한 팀에서 2명의 병역 필 선수를 데려가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원태인보다 김지찬을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원태인은 곽빈으로 대체가 가능했지만, 김지찬은 마땅한 대체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두산도 곽빈과 함게 미필자인 최민석, 박준순이 함께 발탁돼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또 개인 동기 부여 측면도 생각해야 했다. 원태인은 올시즌 부상과 구설 등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2승5패 평균자책점 3.95. 원태인답지 않은 성적이다. 여기에 올해 예비 FA 시즌이다. 안그래도 중요한 시즌 죽을 쑤고 있는데, 9월 차출까지 된다면 아시안게임에서 온전히 야구에만 집중할 수 없을 게 당연하다.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반대로 곽빈은 아직 FA까지 시간이 있고, 지난 항저우 대회 때 부상으로 인해 '0구 금메달'이라는 오명을 쓴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에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그 설움을 단 번에 날릴 수 있다.
또 국제대회에서는 아무래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꼭 필요하기 마련이다. 서로를 잘 모를 때,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힘과 스피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