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오늘 경기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결국에는 팀 승리를 지켜냈기 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가나쿠보 유토가 9회말 무사 1, 3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오며 팀의 798일 만의 한화전 스윕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유토의 표정에는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는 안도감이 묻어났다.
이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유토는 선두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라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고척돔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의 숨이 멎을 듯한 순간이었지만, 유토를 구한 것은 최근 연마한 '슬라이더'였다.
유토는 위기 탈출의 비결로 변화된 볼 배합을 꼽았다. 그는 "최근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높이기 시작했다"며 "오늘 경기에서도 위기 순간에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주무기인 직구의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슬라이더가 "오늘 팀의 소중한 승리를 지키는 데 가장 주효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토는 전날(13일) 한화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마침내 시즌 1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외국인 투수 데뷔 시즌 역대 14번째이자, 무려 12년 만에 나온 귀한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이다.
유토는 또 "어제 세이브를 거두면서 10세이브를 달성했는데, KBO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오랜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시아쿼터 선수로는 역대 1호 10세이브 기록인데, 이렇게 리그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울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울러 "앞으로도 팀이 승리하는 데 꾸준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덧붙였다.
최근 키움 불펜진은 코칭스태프 개편과 인력난 등으로 다소 유동적인 운용을 이어가고 있다. 유토 역시 고정 마무리에 얽매이지 않고 팀 상황에 맞춰 마운드에 오르는 중이다.
유토는 "최근에는 8회와 9회를 번갈아가면서 마운드에 나서고 있다"며 "언제 나가더라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흔들림 없는 멘탈을 과시했다.
체력적 부담에 대해서도 "직구 구속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힘들게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팀이 부르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