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긴 연승하는 팀보다 더 무서운 팀은?
프로 스포츠에서 계속 이기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종목을 막론하고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전력이 강한 팀도 슬럼프를 타고,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그걸 빨리 헤쳐나가는 팀이 강팀이 된다.
긴 연승, 최고 시나리오다. 하지만 연승이 길어져도 부담이다. '연승 후유증'이라는 게 있다. 이길 때는 피곤한지 모르지만, 그 연승이 끊기면 긴장이 풀리며 피로도가 한 순간 집중되고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그래서 긴 연승 후 긴 연패를 하는 팀들이 속출한다.
그래서 KBO리그 현장에서는 긴 연승보다, 긴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는 팀을 최고로 친다. 계속 3연전 2승1패, 운이 좋으면 3연승을 하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듯 승률과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위닝 시리즈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한다. 지는 경기에는 전력을 아끼고,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전력을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긴 레이스 대비도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승이 길어지면 주전 선수 활용도가 높아지고, 나중에 그게 독이 된다.
두산 베어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주말 KIA 타이거즈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벌써 5연속 위닝 시리즈다. 팀들의 연승, 연패가 허다한 이번 시즌이라 두산의 이 조용한 행보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분명 주목할만한 요소다.
올시즌 김원형 감독과 손을 잡은 두산은 개막 후 시행착오를 겪었다. 팀이 뭔가 올라올만 하면, 갑자기 3~4연패를 하며 무너졌고 그렇게 5할 고지 정복 눈앞에서 몇 번을 실패했다.
하지만 그 어려웠던 5할 승률을 돌파하자 팀에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일단 벤자민-최민석-곽빈이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는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볼만한 요즘이다. 세 사람의 구위와 컨디션은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이들의 등판 때 차곡차곡 승수를 쌓으면 두산의 위닝 시리즈 행진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불펜 양재훈이 부상으로 빠진 게 안타까웠지만, 그 타이밍에 맞춰 김택연이 돌아와준 것도 호재다. 마무리 자리를 이영하가 지켜주니 초반 나왔던 치명적 역전패가 사라진 것도 위닝 시리즈의 주 요인 중 하나다. 그러니 김택연이 돌아왔어도, 마무리 보직을 쉽게 바꿀 수 없다.
관건은 타선이다. 초반 9위까지 떨어졌던 팀 타율이 이제 6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니 성적도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 양의지가 점점 살아나는 게 고무적이다. 양의지는 최근 10경기 타율 3할3푼3리 5홈런을 기록했다. 양의지가 터져아 상위 타순에서 잘 싸워주고 있는 카메론과의 시너지 효과가 난다. 허벅지를 다쳤던 박준순이 이달 말 복귀 예정이다. 그 때까지 잘 버텨주면 두산의 타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이번 주가 분수령이다. KT 위즈, LG 트윈스 2위와 1위팀과 연달아 3연전을 벌인다. 이 강팀들과의 연전에서도 위닝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두산은 최상위권 싸움에도 가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서 무너지면 그 한계치를 드러낼 수도 있다. 그나마 좋은 건, LG와의 경기가 원정이어도 잠실에서 6연전을 치른다는 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