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해 이정후를 우익수로 돌린 것은 전반적인 외야 수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함이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의 OAA(Outs Above Average)는 -18로 전체 최하위였다. 이정후가 '-5'로 최하위권인 92위였고,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적)가 -3,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는 -9, 루이스 마토스는 -6이었다.
OAA는 수비수가 리그 평균보다 몇 개의 타구를 더 많이 아웃으로 처리했느냐를 나타낸다. 특정 타구에 대한 메이저리그 전체 수비율(A)을 기준으로 해당 야수가 그 타구를 처리하면 '1-A', 처리하지 못하면 '0-A'로 개별 OAA를 산출한다. 이런 방식으로 전체 타구에 대한 해당 야수의 OAA를 합산하면 시즌 OAA가 나온다.
이정후가 작년 OAA -5를 기록했다는 건 전체 외야수들의 평균보다 아웃 5개를 덜 처리했다는 뜻이다. 그게 실책일 수 있고, 수비 범위가 좁아서 일 수도 있는데 종합적인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올해 우익수로 출전 중인 이정후의 OAA는 향상됐을까. 그렇지는 않다.
14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이정후의 OAA는 -3으로 전체 평가 대상 외야수 115명 중 99위다. 작년과 비슷한 위치다. 올해도 좌익수를 보는 라모스는 -2로 89위, 드류 길버트는 -2로 82위다.
지난 겨울 2년 205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는 0으로 52위에 처져 있다. 베이더는 2021년 중견수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이 있지만, 올해는 투타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채 지난달 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전체 외야수 중 OAA 1위는 13을 마크 중인 시카고 컵스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다.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 중견수 세단 라파엘라(10), 워싱턴 내셔널스 중견수 제이콥 영(9), 텍사스 레인저스 중견수 에반 카터(7) 순이다.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다.
그런데 이정후는 15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기가 막힌 수비로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4-1로 앞선 8회초 2사 2루서 좌타자 마이클 부시가 날린 우측 깊숙한 라인드라이브를 파울폴 근처 워닝트랙까지 전력질주해 글러브를 뻗어 캐치한 뒤 펜스 그물망과 폴에 구르듯 부딪힌 뒤 넘어졌다.
마운드에서 이를 바라보던 선발투수 로간 웹이 양팔을 들어 환호했고, 이정후가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들어오자 팬들이 일제히 "정후리"를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내줬다. 현지 중계진은 "멋진 캐치(What a catch)"라며 연신 칭찬했다.
이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2루주자가 홈을 밟아 2-4로 점수차가 좁혀지고, 2사 2루의 위기가 계속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정후는 202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몸을 마다하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었다. 2024년 5월 어깨를 다칠 때도 과감한 펜스 플레이가 화를 부른 것이었다. 지난해 복귀한 뒤에도 펜스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이날 현재 이정후는 우익수로 55경기, 중견수로 6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총 115번의 수비 기회 중 112번을 안전하게 처리했고, 1번의 외야보살, 2번의 실책을 기록했다. 수비율은 0.983이다. 리그 평균 수비율은 0.991이다.
OAA를 높이려면 어려운 타구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난이도 '중상'의 타구를 실수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단 실책이 없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