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한국의 오타니를 꿈꾸는 투타 겸업 엄준상(18)이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각) '2026년 국제 계약 기간이 시작된 지 5개월 만에 애리조나가 또 하나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한국 출신 투타 겸업 선수 엄준상은이날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애리조나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도 같은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엄준상 선수의 애리조나 합류를 환영합니다"고 전했다.
엄준상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었던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예상됐던 선수였지만, 그는 미국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하는 길을 선택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계약금은 약 150만달러(약 22억원) 수준이다.
엄준상은 2025년 일본에서 열린 U-18 야구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투타 겸업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나섰을 뿐 아니라, 두 차례 투수 등판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3⅔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세이브 1개와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허용한 안타는 단 2개였고, 모두 단타였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엄준상은 유격수 수비에서 매우 안정적인 선수로 평가받는다. 마운드에서 보여준 강한 어깨는 내야 수비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오랫동안 유격수라는 포지션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왔으며, 경기 판단력도 수준급이다. 타격에서는 장타력보다는 콘택트 능력이 강점인 유형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약 1m85의 키와 약 93kg의 몸무게 등 체격을 고려하면 장타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충분히 장타자로서도 성공할 수 있는 유형이다.
투수로서 엄준상의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이 95마일에 이른다. 주력 변화구는 84~87마일의 슬라이더이며, 80마일 초반대의 스플리터도 구사한다.
MLB닷컴은 '엄준상은 같은 나이대 선수들 가운데 상당히 완성도 높은 투수로 평가받는다'며 '10대 투수에게는 드문 평균 이상의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엄준상에 대해 "그는 매우 재능 있는 선수이며, 여러 무기를 갖고 있다"며 "왜 많은 팀이 그를 원했는지 이해하고, 그가 우리 팀에 오고 계약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시스템에 들어오고, 이 프로그램 안에서 성장하면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리조나는 계약 당시 엄준상을 투타 겸업 선수로 발표했지만, 러벨로 감독은 당장 투수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선은 그를 유격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선수로 애리조나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는 투수 김병현이 유일하다. 김병현은 2001년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핵심 멤버였다. 엄준상이 김병현을 뛰어넘어 애리조나를 대표하는 한국 선수로 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