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외국인 타자의 빈자리까지 채워주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최근 빈타의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호령이 고군분투하더니 끝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호령은 17일 광주 LG 트윈스전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 5대4 승리에 힘을 보탰다.
2-2로 맞선 8회말. LG는 시속 160㎞ 강속구를 자랑하는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를 올렸다. LG는 지난 3일 요니 치리노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리오스를 총액 45만 달러(약 6억8000만원)에 영입했다. LG는 앤더스 톨허스트와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가 사실상 원투펀치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구위가 좋은 리오스를 영입, 불펜 강화를 택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호령은 왜 타격감이 요즘 타격감이 절정인지 리오스와 승부에서 보여줬다. 초구 바깥쪽 시속 159㎞ 직구를 지켜보고, 2구째 투심패스트볼은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0B2S로 몰린 가운데 슬라이더 2개 볼을 연달아 지켜봤다. 5구째 시속 158㎞ 직구는 바깥쪽 약간 빠진 볼. 풀카운트에서 리오스는 6구째 시속 159㎞짜리 직구를 몸쪽 높이 던졌는데, 김호령이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불과 지난해만 해도 김호령에게 이런 타격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김호령이 물꼬를 트자 KIA 타선에 불이 붙었다. 김도영이 리오스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날려 3-2 리드를 뺏었다. 이어 나성범이 리오스의 시속 158㎞ 강속구를 받아쳐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5-2. 덕분에 KIA는 9회초 LG 타선의 2점 추격에도 웃을 수 있었다.
KIA는 최근 예상치 못한 외국인 타자 공백에 타선이 너무 헐거워져 애를 먹었다. 지난 4월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10홈런, 3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정식 계약 전환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KIA는 일단 카스트로가 회복할 시간을 조금 더 주기 위해 아데를린과 연장 계약을 추진했는데, 아데를린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거절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갑자기 2주 정도 외국인 타자를 기용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했고, 마침 박재현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면서 화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때 홀로 분투했던 게 김호령이었다. 김호령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 2홈런, 3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외국인 타자의 몫을 김호령이 꾸준히 해준 덕분에 이날 김도영 나성범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1위 LG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었다.
김호령은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2015년 데뷔 때부터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중견수였는데, 늘 발목을 잡았던 타격이 지난해부터 풀타임을 버틸 만큼 올라오면서 FA 대박을 기대하게 한다.
올 시즌 성적은 67경기, 타율 2할9푼2리(250타수 73안타), 10홈런, 34타점, OPS 0.823이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일찍이 예약했고, 중견수 FA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KIA가 비FA 다년계약으로 김호령을 묶으려고 해도 이제는 어려울 정도로 시장 가치가 올라온 상태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