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을 찾은 홈팬들은 어색한 장면을 마주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팀을 이끈 요시이 마사토 감독(61)이 상대팀 라쿠텐 이글스 사령탑으로 찾아왔다. 이틀 전 라쿠텐 감독에 취임해 공교롭게 지바 롯데와 첫 경기에 나섰다. 요시이 감독은 2023~2024년 지바 롯데를 가을 야구로 이끌고, 지난해 꼴찌로 떨어져 팀을 떠났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했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그림이다. 라쿠텐은 인터리그(교류전)가 진행 중이던 지난 10일 오전 1시, 미키 하지메 감독(49)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홈경기가 끝나고 3시간 뒤 발표가 나왔다. 시오카와 다쓰야 수석코치(43)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했다.
그런데 리그 재개를 앞두고 요시이 감독 영입을 발표했다. 시즌 중에 라쿠텐과 인연이 없는 외부 인사를 데려와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꼴찌를 해 경질됐는데 꼴찌팀을 맡았다. 지나치게 개입으로 비판을 받아온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가 취임식에 참석해 요시이 감독을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일단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라쿠텐은 세 시즌 연속으로 감독을 교체했다. 1군 타격코치로 있던 이마이 도시아키(43)가 2024년 한 시즌을 지휘하고 경질됐다. 뒤를 이은 미키 감독도 2년차 시즌 중에 팀을 떠났다. 투수 레전드가 거의 매년 감독을 갈아치우는 팀을 맡았다. 별다른 투자가 없는 만년 하위권팀을 재건해야 한다.
인터리그가 끝나고 열린 첫 경기. 5위로 처진 지바 롯데도, 요시이 감독도 승리가 필요했다. 요시이 감독이 웃지 못했다. 지바 롯데 감독 시절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다케다 아이토(29)가 요시이 갑독 앞을 가로막았다.
4-4로 맞선 6회말 2사 만루. 9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아이토가 세 번째 타석에 섰다. 그는 앞선 두 타석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오무라 사부로(50)는 대타를 쓰지 않고 아이토로 밀고 갔다. 감독의 믿음이 통했다.
풀카운트에서 시속 153km 한가운데 낮은 코스 직구를 걷어올렸다. 마린스타디움 좌측 펜스 너머로 날려 보냈다. 요시이 감독이 만루 위기에서 교체 투입한 우완 시바타 다이치를 상대로 프로 11년차, 1176번째 타석에서 첫 만루 홈런을 때렸다.
아이토는 "오랜만이라 긴장했다. 모두가 만들어준 기회가 살리고 싶었다. 구종, 코스를 의식하지 않고 배트에 맞힌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했다.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던 아이토는 2023년 12월 2차 드래프트를 거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바 롯데 소속으로 3년 만에 친 홈런이 결승 만루 홈런이다. 아이토는 백업 외야수로 지금까지 한 번도 규정이닝을 넘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이날 경기가 올해 11번째 경기였다.
아이토는 "대타로 교체하지 않고 (사부로 감독이) 믿어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다. 그라운드를 돌 때 환호성이 들려 기분 좋았다"라고 했다. 지난해 6월 결혼해 최근 첫째 딸이 태어나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아이토는 타격 훈련 때 매 타석 배팅볼을 던지는 투수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보통 훈련이 모두 끝나면 인사를 하는데 고교시절부터 습관이 됐다고 했다.
3회초까지 1-4로 끌려가던 지바 롯데는 8대5로 역전승을 거뒀다.
10승2무6패. 지바 롯데는 센트럴리그와 인터리그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여전히 퍼시픽리그 5위지만 승률 5할을 넘었다. 19일까지 32승2무31패, 승률 0.508. 4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승이 패보다 많아졌다. 3위 오릭스 버팔로즈와 3.5경기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