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NC 다이노스 선수들은 아마 오늘만은 데이비슨을 위해 이기자고 결의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이닝에는 모두가 눈물 바다였다.
NC는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11대4로 대승을 거뒀다. NC는 6회초까지 키움에 2-4로 끌려가다가 6회말 무려 6점을 내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8회말 쐐기 타점까지 나오면서 7점 차 완승을 해냈다.
하지만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이 경기는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고별전이었다.
NC는 올 시즌 이전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이비슨을 교체하기로 결정했고, 새 외국인 타자 후보를 추려왔다. 그리고 최종 후보와 계약 합의에 임박하면서 데이비슨에게도 결별을 통보했다.
데이비슨은 하루 전인 25일 NC 구단으로부터 방출 소식을 들었고, 26일 키움전이 자신의 마지막 경기였다. 데이비슨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호준 감독은 그를 4번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고별전에서 데이비슨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대활약을 펼치며 마지막으로 NC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떠나게 됐다.
NC, 창원에서 함께한 2시즌 하고도 절반의 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든 데이비슨이다. 2024시즌 46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 타이틀을 수상하기도 했고, 지난해와 올해까지 3시즌 연속 동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NC 역시 보다 확실한 외국인 타자의 해결 능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민 끝에 교체를 결정했고, 데이비슨 또한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구단의 결정을 프로답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슬픔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경기전 NC가 데이비슨과의 결별 소식을 공식 발표했고, 모두에게 데이비슨의 마지막 경기가 알려졌다.
이날 데이비슨은 8회말 정다훈을 상대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팀이 11-4로 크게 앞서는 순간에, 1루에 도착한 후 오른손을 들어 1루측 홈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NC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였다.
마지막 9회초 수비. 1루에는 변함없이 1루수 데이비슨이 서있었다. NC 더그아웃과 선수들도 이미 눈물바다였다. 박건우는 거의 오열을 하듯이 수건을 들고 끊임없이 눈물을 훔쳤고, 데이비슨 옆에 있는 2루수 박민우도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을 통해 잡혔다.
누구보다 슬픈 것은 데이비슨. 데이비슨도 계속해서 눈물을 참는듯 했으나 충혈된 눈에 눈물이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서건창의 2루 땅볼 타구를 2루수 박민우가 잡아 1루수 데이비슨에게 연결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이 데이비슨의 마지막 수비였다. 박찬혁을 삼진 처리하며 경기는 끝났고, 데이비슨은 내야로 모여든 야수들을 끌어안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