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때 26억 안 썼으면 어쩔 뻔… 이재희→미야지→배찬승, 영건 파이어볼러 줄이탈에도 버틴다, 'FA 고참 듀오'의 힘

입력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이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이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전 삼성이 단행한 총액 26억 원의 FA 투자. 신의 한 수였다.

젊은 주축 파이어볼러들의 연쇄 이탈에도 삼성 라이온즈 불펜은 흔들림이 없다. 베테랑 'FA 잔류 듀오' 김태훈(34)과 이승현(35)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희, 미야지, 배찬승 등 영건 파이어볼러들이 부상이나 부진 후 재조정으로 줄지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자칫 뒷문이 무너질 수 있는 초대형 악재에도 벤치에는 큰 조바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2군에서 완벽하게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온 김태훈과 이승현이 견고한 대들보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던 김태훈과 이승현은 지난해 12월18일, 삼성 잔류 소식을 전했다.

김태훈은 3+1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6억, 연봉 3억, 인센티브 5000만), 이승현은 2년 총액 6억 원(계약금 2억, 연봉 1.5억, 인센티브 5000만)에 도장을 찍었다.

새로운 다짐 속에 계약 첫 해를 맞았지만 시즌 초반 이들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부상도 있었고, 살짝 흔들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름의 초입에 들어선 현재, 그 겨울의 투자는 값진 결과물로 돌아오고 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시즌 초 세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아쉬움을 삼켰던 김태훈은 지난 17일 11군 가장 안정감 있는 불펜 필승조로 돌아왔다. 복귀 후 6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5안타만 내주며 무실점 행진.

위기 상황마다 날카로운 투심 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일품이다.

김태훈은 "2군에 머무는 동안 투심의 위력을 더 키우기 위해 팔 각도를 조금 내리고 회전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덕분에 땅볼 유도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며 비결을 밝혔다.

2군에 머물며 복귀를 준비하는 동안 그를 움직이게 한 동력은 '미안함'과 '책임감'이었다. 김태훈은 "두 번째 2군에 내려갔을 때는 제대로 몸을 만들어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내가 1군에 복귀할 때쯤이면 기존 불펜 투수들이 34~35경기씩 소화하며 지칠 타이밍이라 생각했다. 내가 올라가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고참다운 책임감을 전했다.

27일 KT전 구원승을 올린 이승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7일 KT전 구원승을 올린 이승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시즌 초 몰라보게 강력해진 구위로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승현. 그 역시 잠시 부침을 겪은 뒤 2군을 다녀와 구위를 완벽히 회복했다.

지난 3일 복귀 후 6월 성적은 11경기 9⅓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89. 지난 14일 SSG전에서 조형우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 한 딱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10경기는 모두 무실점 클린시트다.

최근 이승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최고 147~148km에 달하는 힘 있는 직구다. 변화구로 유인하기 보다 묵직하고 힘있는 직구를 앞세워 과감하게 정면승부를 펼치며 빠른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직구 구사 비율이 50% 이상이다.

이승현의 자신감은 27일 대구 KT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2-3으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단 11구 만에 2K 삼자범퇴로 이닝을 삭제했다. 세 타자 모두 147km 빠른 공을 결정구로 사용했다. 한승택과 권동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승현은 최원준을 초구 직구로 외야 뜬공 처리하며 야수 피로도를 최소화 했다. 이 완벽한 징검다리 덕분에 삼성 타자들은 8회말 엘도라도 떼창 속에 최형우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4대3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현은 시즌 4번째 구원승을 챙겼다.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1/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1/

영건 강속구 투수들의 줄이탈로 자칫 큰 시름을 안을 뻔 했던 박진만 감독도 베테랑 FA 듀오의 안정감 넘치는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 선수와 이승현 선수 모두 2군에 다녀오면서 시즌 초반 좋았던 구위를 확실히 되찾았다. 베테랑 고참 투수들이 팀이 어려운 시기에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건 파이어볼러들의 줄이탈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삼성이 3연승과 함께 2위까지 탈환하며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오프 시즌 26억 원을 투자해 눌러 앉힌 두 베테랑 집토끼의 '부활 스토리'가 빛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