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일요일의 남자' 양창섭이 거침 없는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발진의 확실한 카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연상케 하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속전속결 승부를 펼친다. 갈수록 '토종 후라도' 화가 심화되고 있다. 1승만 더 추가하면 찬란했던 루키 시즌(2018년 7승 6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양창섭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안타 2볼넷 2실점 호투로 팀의 7대4 승리와 함께 1155일 만의 KT전 스윕을 이끌었다. 시즌 6승째(무패). 삼성 내 최다승 투수다.
삼성 선발 중에는 양창섭의 6승에 이어 오러클린(5승4패), 후라도(4승1패), 장찬희(4승4패), 원태인(3승5패), 최원태(2승4패)가 줄을 서 있다.
이날 양창섭 피칭의 핵심은 '공격성'과 '효율성'이었다. 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던진 공은 단 87구에 불과했다. 경기 초반부터 KT의 강타자들을 상대로 도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며 범타를 유도했다.
특히 4이닝까지 단 46구만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꽁꽁 묶은 장면은 백미였다. 최원준, 김현수, 안한민, 힐리어드 등 KT의 주축 타자들을 상대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갔고, 빠른 템포의 승부로 범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큰 기대를 모으며 프로에 입문했던 2018년 슈퍼루키 시절 이후 부상 여파 속 오랜 암흑기를 통과해야 했던 양창섭의 8년 만의 본격 성공가도.
비결은 두가지다.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 믹스와 공격적으로 맞혀잡는 피칭이다. 140km대 후반의 포심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거의 흡사하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위퍼를 자유자재로 섞어 던진다. 그야말로 토종 팔색조다.
상하좌우로 날카롭게 휘어지는 다양한 궤적의 공이 고르게 섞여 들어오다 보니, 타자들은 예측 배팅이 쉽지 않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양창섭의 공격적 투구패턴이 강화되고 있다. 맞더라도 빠른 승부를 펼친다. 다양한 무기가 있기에 가능한 결과. 올 시즌 눈부신 성적은 이러한 '변화'의 결과다.
13경기 55⅔이닝 동안 탈삼진 47개를 솎아내며 6승 무패, 평균자책점 4.37에 WHIP 1.29를 기록 중인 양창섭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덕수고 시절 초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입단했던 양창섭은 화려했던 루키시즌 이듬해 부터 잦은 부상과 공백기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삼성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될 승리 보증수표.
'토종 후라도'로 진화한 양창섭이 루키 시즌 추억이 깃든 7승 고지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데뷔 9년 차 시즌 만에 첫 두자리 승수와 선발투수로는 서보지 못한 가을야구 무대가 성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