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27)이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지만 메이저리그(MLB)로 올라가는 문은 굳게 닫혀 있다. 한국계 미국인 토미 에드먼(31·한국명 곽현수)이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치며 통곡의 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지난 29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리노 그레이터 네바다 필드에서 열린 리노 에이시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의 트리플A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0대4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활약으로 김혜성의 트리플A 시즌 성적은 29경기 타율 2할8푼2리(117타수 33안타) 12타점 2도루 OPS 0.673이 됐다. 지독했던 슬럼프를 깨고 서서히 타격감을 예리하게 다듬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김혜성의 빅리그 콜업 전망은 어둡기 그지 없다. 다저스 26인 로스터의 내야진이 포화 상태를 넘어 난공불락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밀어낸 직접적인 계기였던 에드먼의 활약이 상상을 초월한다. 발목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출발한 에드먼은 지난 18일 빅리그에 복귀하자마자 다저스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복귀 후 10경기에서 보여준 파괴력은 다저스 코칭스태프를 미소 짓게 하기에 충분하다. 10경기 타율 3할3푼3리에 OPS 0.860다. 스위치 타자로 좌투수 상대 타율 3할, 우투수 상대 타율 3할4푼8리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주 포지션인 2루와 유격수는 물론, 3루와 외야 전 포지션까지 커버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지난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4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미국에 진출한 김혜성은 첫해 71경기에서 타율 2할8푼 3홈런 17타점 13도루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의 부상 공백을 틈타 빅리그에 콜업, 43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1홈런 11타점 5도루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빠른 주력과 폭넓은 수비 스펙트럼은 분명 다저스에게도 매력적인 카드였다.
하지만 에드먼이라는 상위 호환 자원이 건강하게 버티고 있는 이상, 김혜성의 내외야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메리트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에드먼의 수비 범위와 유틸리티 능력은 정확히 김혜성의 활용도와 완벽하게 겹친다.
결국 현 시점에서 김혜성이 다저스의 26인 로스터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메이저리그 주전급 내야진에 연쇄 부상 악재가 발생하거나 극적인 트레이드 카드가 맞춰지지 않는 한,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아무리 맹타를 휘두르더라도 당분간은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하는 잔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