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이 최근 고교 야구 마운드에 번진 위험한 유행병에 대해 매서운 돌직구를 날렸다. 29일 오승환의 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에 공개된 '메이저리그 야마모토 때문? 다 비슷해져 버린 고등학교 투수들의 투구폼||돌직구를 찾아서 경북고' 영상에서 오승환은 함께하는 코치진과 함께대구의 명문 경북고등학교를 찾아 유망주들의 피칭을 정밀 진단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대우 총괄 코치, 황승현 트레이닝 코치, 박정준 투수 코치, 김성표 유소년 코치 등 오승환이 이끄는 최정예 코치진이 총출동해 고교 투수들의 투구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오승환과 코치진은 최근 메이저리그(MLB) 스타들의 투구폼을 무분별하게 따라 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힘 전달 메커니즘'을 놓치고 있는 고교 투수들의 실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오승환이 불펜 피칭을 지켜보며 가장 크게 우려를 표한 부분은 고교 투수들의 천편일률적인 하체 사용 방식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글로벌 스타들의 투구폼이 유튜브 등을 통해 유행하면서, 고교 선수들이 이를 무작정 모방하다가 도리어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승환은 고교 투수들의 디딤발 무릎이 펴지는 동작을 지적하며 "확실히 애들이 다 이게 빠르다. 무릎이 펴지는 메커니즘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오승환은 선수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며 "터지면서도 앞으로 가서 똑바로 때려야 볼끝이 좋아지는데, 무릎이 먼저 펴져 버리니 힘이 전달 안 된다. 결국 앞에 던지는 구간이 짧아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엉덩이와 고관절의 회전이 먼저 충분히 들어가고 난 뒤에 무릎이 펴져야 하지만, 하체 회전 없이 무릎만 억지로 펴다 보니 힘이 중간에 끊긴다. 오승환은 "고관절 회전이 다 들어가고 던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펴지니까 힘 전달이 100% 안 된다. 힘이 가다가 끊겨 버리고 상체로만 던지게 되는 것"이라고 정밀 진단했다.
오승환은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는 유망주에게 "하나 둘을 길게 가라. 발목이나 무릎이 아니라 엉덩이가 먼저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중심을 끝까지 뒤에 두고 위에서 아래로 꽂아야 힘이 실린다"고 직접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했다.
오승환과 김대우 코치는 사이드암 및 언더투수들을 향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춘 냉정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코치진은 몰라보게 좋아진 경북고의 인프라와 훈련 분위기에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승환은 우수한 실내 체육관과 잔디 상태를 보며 "전 세계에서 꼽히는 5성급 호텔 수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프로 2군도 이만한 시설이 안 된 곳이 많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눈물겨운 '라떼 스토리'가 터져 나왔다. 오승환은 "우리 어릴 때는 정신력이라면서 땡볕에도 물 자체를 못 마시게 했다"라며 "수돗물 틀면 걸리니까 배팅 수비할 때 일부러 수돗물 나오는 터 쪽으로 공을 던졌다. 공 주우러 가는 척하면서 몰래 수돗물 마시고 그랬다"고 고백했다. 이어 "운동장 물 뿌리는 호스를 동그랗게 말아 놓으면 여름에 그 안의 물이 뜨거워지는데, 물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그 호스 안에 남은 물을 빨아서 마시기도 했다"고 털어놓아 현장을 웃픈 바다로 만들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