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라모스를 다시 라인업에 쑤셔 넣는 것은 마치 물과 기름을 섞으려는 것과 다름없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팀 내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 중 한 명인 이정후를 벤치에 뒀다. 이정후는 한 달 전 허리 부상이 있기도 했고, 체력 관리 차원에서 하루 정도 쉬어갈 수도 있긴 하나 타격왕 경쟁을 하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굳이 벤치에 두는 것은 아주 평범한 선택은 아니다.
이정후는 30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 경기 후반 대타로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3할2푼2리에서 3할2푼1리로 떨어졌고, 타격 순위에서도 메이저리그 전체 5위로 주저앉았다.
타율 전체 1위는 앤디 디아스(탬파베이, 3할3푼6리), 2위는 오토 로페스(마이애미, 3할3푼3리), 3위는 루이스 아라에스(샌프란시스코, 3할2푼6리), 4위는 브랜든 마시(필라델피아, 3할2푼2리)다.
이정후가 다시 안타를 몰아치면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데, 그러려면 안정적인 출전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엘리엇 라모스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굴러가던 라인업을 오히려 흔드는 분위기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라모스가 복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로스터는 시즌 개막 당시 모습으로 거의 되돌아갔다. 말하자면 동그란 구멍에 네모난 말뚝을 억지로 끼워 맞춰야 하는 상황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물론 최근 홈경기 시리즈에서 경기당 평균 3득점에 그쳤지만, 점차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타선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2024년 올스타 라모스의 합류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초보 감독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매체는 이어 '라모스가 5월 중순 부상자명단에 올랐을 때만 해도 팀은 이미 포지션 중복 문제를 해결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라모스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케이스 슈미트가 좌익수를 맡아주면서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가장 생산적인 타자를 매일 라인업에 넣을 수 있는 손쉬운 명분을 얻었다. 브라이스 엘드리지 역시 마찬가지. 그는 라파엘 데버스와 1루수 또는 지명타자 자리를 나누며 벤치를 지키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정후와 아라에스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선수는 내셔널리그 타율 상위 3위 안에 들 정도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점점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모스를 다시 라인업에 쑤셔 넣는 것은 마치 물과 기름을 섞으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라모스는 당장 이날 애리조나전에서 이정후에게 영향을 줬다. 라모스가 우익수로 출전하고, 빅터 베리코토가 좌익수, 조나 콕스가 중견수로 출전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라모스를 외야수로 기용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어떤 날에는 그게 전체적으로 볼 때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뉴욕포스트는 '라모스가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고 나면 감독이 구상한 포지션 배열은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마땅하다. 감독에 따르면 가장 가능성 높은 옵션은 슈미트를 그대로 좌익수로 두는 것이다. 슈미트가 좌익수 수비를 무난하게 하지만, 그래봐야 고작 30경기 경험이 전부다. 그러면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악의 외야 수비력을 보여준 라모스를 우익수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정후가 우익수에서 보여준 뛰어난 수비력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짚었다.
매체는 이어 '동시에 이정후는 중견수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는 지난 시즌 중견수 수비에서 라모스만큼이나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 변화는 대성공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바이텔로 감독이 제시한 해결책은 내야수(슈미트)를 좌익수로, 우익수를 중견수로, 그리고 사실상 지명타자감인 선수를 우익수에 배치하는 꼴이 된다. 물론 이정후의 수비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샌프란시스코 외야 수비 수치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뒤에서 2번째로 나쁜 수준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라에스가 트레이드 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포스트는 '아라에스가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마지막 날이 될 가능성이 높은 8월 3일(트레이드 마감일)쯤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아라에스와 1년 1200만 달러 계약은 버스터 포지 사장이 지금까지 내린 가장 성공적인 결정 중 하나로 기록될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에도 영입은 과한 감이 있었고, 미래의 2루수로 슈미트가 급부상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 슈미트는 외야보다 내야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 현재 26인 로스터에 등록된 내야수는 슈미트 포함 5명뿐이고, 그중 2명은 1루수밖에 보지 못한다. 반면 외야수는 슈미트를 포함해 무려 6명을 유지하고 있어 콕스나 베리코토, 드류 길버트 같은 선수들에게 돌아갈 출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한 달을 더 기다리지 않고 아라에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어 '슈미트가 자기 포지션을 찾거나 라모스가 지명타자를 맡는 데 걸림돌이 되는 고액의 장기 계약 내야수들(맷 채프먼, 윌리 아다메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바이텔로 감독은 "좋은 선수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무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에게는 더 좋은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