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팬분들과 동료 선수들 덕분에 출전하게 됐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불펜 대들보 이승민(26)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베스트 12'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팬 투표에서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였으나, 현장 동료 선수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드림 올스타 중간투수 부문 1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 역시 이승민의 올스타 선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이승민이 올 시즌 마운드에서 확실하게 결과를 냈기 때문에 뽑힌 것"이라며 "지금 보여주고 있는 활약과 팀 기여도를 보면 충분히 올스타 무대에 설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30일 현장에서 만난 이승민은 특유의 차분함 속에서도 여전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올스타 베스트 12 선정은 그에게도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이었다.
이승민은 "어차피 올스타 베스트 12는 그동안 상상만 해봤던 무대였다. 실제로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자신에게 한표를 던져준 팬들과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발표 당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정작 당일에는 선정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가서 핸드폰을 켰는데 갑자기 축하 문자가 엄청나게 많이 와 있더라. 그걸 보고서야 '내가 올스타가 됐구나'라는 걸 실감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억에 남는 축하 인사를 묻자 팀 동료이자 재활 중인 절친한 후배 투수 이호성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지인들과 팬분들이 축하 연락을 정말 많이 주셨다. 특히 그날 밤에 (이)호성이에게 전화가 왔다. 호성이가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도 '나랑 같이 나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하더라.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감했다"며 후배의 부재를 안타까워 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KBO 리그 올스타전의 묘미는 단연 선수들의 기상천외한 분장과 퍼포먼스.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순한 외모의 이승민에게 '공주 드레스 분장'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민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공주 분장은 좀 그런 것 같다(웃음)"며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진 못했지만, 팬분들이 보시기에 최대한 재미 있는 걸로 준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민이 '공주' 카드를 주저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이번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 베스트 12에 함께 뽑힌 KT 위즈 선배 최원준 때문이다.
이승민은 "이번에 KT 최원준 형도 같이 출전하지 않나. 원준이 형 별명이 '공주'다. 겹치면 안 되니까, 원준이 형에게 양보하겠다. 저는 공주 말고 다른 아이디어를 짜서 팬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2020년 프로 입단 이후 7시즌 만에 최고의 별들이 모이는 무대에 당당하게 실력으로 서게 된 이승민.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는 앳된 얼굴의 투수는 마운드에만 오르면 투지 넘치는 싸움닭이 된다.
과연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 마운드 위에서는 어떤 유쾌한 반전 퍼포먼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