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집안이 평온해야 밖에 나와서도 활기차게 야구를 할 수 있는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를 바라보는 사령탑의 시선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지난해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쓰며 최고의 슬러거로 군림했던 디아즈가 최근 경기장 안팎의 중압감과 일부 팬들의 악성 댓글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삼성 박진만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디아즈를 향한 팬들의 각별한 응원과 기다림을 간곡히 당부했다.
디아즈는 지난 시즌 KBO 리그 최초로 '50홈런-150타점' 고지를 밟으며 홈런, 타점, 장타율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워낙 역사적인 성적을 남긴 탓에, 올 시즌에는 리그 상위권 지표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운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30일 기준 디아즈의 시즌 성적은 77경기 타율 0.289, 15홈런, 68타점, OPS 0.849.
사령탑은 디아즈의 경기 별 최근 기복이 심리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고 진단했다.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는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날 하루 종일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라며 "반대로 초반에 안 풀리면 그날 경기 전체가 계속 안 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박 감독은 "디아즈는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고 해주면 신이 나서 더 잘하는 성격"이라며 "비난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잘할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방향이 훨씬 낫다"고 팬들의 질책보다는 격려를 당부했다.
특히 박진만 감독이 안타까워 하고 있는 부분은 디아즈 가족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다. 최근 일부 팬들이 디아즈의 아내 계정까지 찾아가 비난과 악성 댓글을 쏟아내며 온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
특히 디아즈의 아내는 팬들의 비난 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남편 디아즈가 아내의 스트레스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본격적인 여름 승부를 앞두고 투수와 싸우기도 모자랄 판에 팬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성적에 좋지 않은 영향은 불가피하다.
박진만 감독은 "요즘 부쩍 이런저런 잡음이 많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선수가 겉보기와 달리 민감하고 여리다. 집안이 편안해야 밖에 나와서도 활발할 수 있는데, 여러 어려움이 생기니 밖에 나와서도 심리적으로도 무거울 수밖에 없고, 그것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디아즈의 반등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도 홈런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팀이 필요로 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점을 올려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능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팬분들이 조금만 더 마음에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신뢰를 보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