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9번의 승리는 팀 동료들에게 감사한 승리였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아담 올러가 전반기를 화려하게 마쳤다. 지난 4월 2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9이닝 11삼진 무실점을 기록, 타이거즈 역대 최초로 두 자릿수 탈삼진과 함께 완봉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투수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1위를 찍고 전반기를 마쳤다.
올러는 지난달 30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2홈런) 4볼넷 10삼진 3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쳐 10대3 대승을 이끌었다. 평소보다 제구가 흔들리는 편이었고, 실책 이후 SSG 거포 최정과 김재환에게 홈런을 허용하긴 했으나 에이스답게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올러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제구가 좋지 않아 투구 수도 많았고, 볼넷도 많이 내줬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경기력이었지만, 한준수의 리드와 타자들의 득점 지원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 2방을 허용한 5회와 관련해서는 "최정에게 실투를 던져 홈런을 허용했고, 곧바로 김재환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았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6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에게 집중했다. 다행히 추가 진루를 내주지 않아서 6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올러는 SSG전을 끝으로 전반기 등판을 마쳤다. 올스타로 뽑힌 올러에게 일주일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주기 위해 구단이 결단을 내린 것. 올러는 지난해 이맘때쯤 팔꿈치 염증으로 2개월 정도 고생했기에 구단의 휴식 제안을 반겼고, 휴식 시점을 정할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전반기 마지막 등판 한번만 거르기로 했고, 김태형이 대신 로테이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반기를 마친 올러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16경기에서 9승5패, 99⅓이닝, 108삼진,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수)는 0.98, 피안타율은 1할8푼6리다. 언급한 6개 지표 모두 리그 1위에 올랐다. 한 차례 등판을 거르기에 순위 변동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올해 리그 최고 에이스는 올러다.
KIA는 올 시즌 올러와 총액 120만 달러(약 18억원)에 계약했다. 팔꿈치 염증 이력 때문에 재계약을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올러보다 나은 투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재계약을 결심했다.
올러는 누구보다 자신을 냉정히 평가하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을 물을 때면 늘 마이너리그 강등 위험을 안고 있는 스트레스가 커서 KBO리그가 더 좋다고 했다. KIA와 재계약했을 때도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했다. 한국 야구와 문화, 음식까지 전부 매료됐기 때문.
그래도 이렇게까지 잘해 버리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무조건 살필 수밖에 없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곧 미국 복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팀 동료 제임스 네일은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KIA에서처럼 1선발을 보장받는 계약은 없었기 때문. 덕분에 KIA는 리그에서 가장 강한 원투펀치 올러와 네일을 품을 수 있었다.
올해까지 KIA의 외국인 선수 단속 0순위는 네일이었지만, 올러의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내년에는 올러가 당연히 0순위가 될 전망이다.
올러는 성공적이었던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전체적으로 좋은 전반기를 보냈다. 2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졌고, 뜻깊은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5번의 패배는 스스로 아쉬운 패배였고, 9번의 승리는 팀 동료들에게 감사한 승리였다. 9번의 승리는 팀 타자들과 뒤에 올라온 투수들이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