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만큼은 모든 구종이 완벽했다. 안타 하나 맞고도 많이 아쉬워하길래, '잘 던졌으니 신경쓰지 마라'라고 얘기해줬다."
키움 히어로즈 주전 포수 김건희가 에이스의 환상적인 투구를 돌아봤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최고 156㎞ 직구를 앞세운 안우진의 5⅔이닝 무실점 쾌투를 앞세워 6대0 완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올해 기준 1경기 촤다 탈삼진 기록을 9개에서 11개로 늘렸다. 말 그대로 LG 타선을 쉼없이 몰아치는 삼진 퍼레이드였다. 다만 개인 최다 기록(12개)에는 1개 모자랐다.
이날 안우진은 허를 찌르는 변화구 사용으로 LG 타자들을 꽁꽁 얼렸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으면서 슬라이더와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했다. 문정빈, 오지환, 박동원, 홍창기는 커브, 송찬의는 2타석 연속 슬라이더에 꼼짝없이 삼진당했다.
5회부터는 패턴을 바꿨다. 박동원에겐 슬라이더 연투 후 포크볼, 문성주는 직구 일변도로 승부해 각각 삼진을 잡아냈다. 신민재는 직구-체인지업-커브 패턴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6회 송찬의-박해민에겐 모두 변화구로 흔들고 150㎞가 넘는 직구로 몰아붙인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 5~6회는 5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키움 포수 김건희는 이날 타석에선 4안타를 몰아쳤고, 마스크를 쓰곤 안우진-조영건-유토-박정훈으로 이어진 투수진을 잘 리드하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김건희는 "경기전 강병식 타격코치님께서 '상대 투수가 이전 경기에서 어땠는지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라'는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 장영석 코치님께서도 타격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두 코치님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포수로서 세운 이날 전략에 대해 "경기 전에 (안)우진이 형과 '초구부터 버리는 공 없이 최대한 빠르게 승부하자'는 플랜을 짰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힌 공을 던지더라. 우진이 형은 항상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오늘은 모든 구종이 다 좋았고 완벽했다. 최고 투수다웠다"면서 "안타 하나를 맞으니까 많이 아쉬워했다. '정말 잘 던졌으니 신경 쓰지 마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돌아봤다.
안우진도 "오늘 컨셉은 심플하게 빠른 승부, (김)건희랑 '오늘 타자당 4개 이상 던지지 말고 승부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버리는 공을 최대한 줄이는게 핵심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잘 풀린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진을 많이 잡다보니 투구수가 많아져서 이닝을 조금 더 길게 끌고가진 못했다. 안우진은 "복귀 초엔 1~2이닝 던지고 나면 3~4회부터 힘들어서 팔이 내려오곤 했다. 지금은 3~5회까진 쭉쭉 나간다. 하지만 아직 100구 이상을 던지기엔 조심스럽다. 전처럼 7~8회까지 팍팍 던지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6회 2사 1,2루에서 투구수 95개가 되자 교체된 이유다.
안우진의 두자릿수 탈삼진은 개인 통산 13번째. 2023년 7월 27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8이닝 무실점 10K) 이후 1069일만의 두자릿수 탈삼진이다. 11개의 탈삼진을 잡은 건 같은해 7월 11일 고척 KT전 이후 1085일만으로, 통산 4번째다.
김건희는 이번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라 정말 기쁘다. 잘 준비해서 즐겁게 뛰고 오겠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할테니 앞으로도 계속 믿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