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고교야구 빅3로 꼽히는 부산고 3학년 하현승은 고심 끝에 KBO리그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투타 겸업 유망주, 게다가 좌완이라 매력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하현승에게 가장 꽂힌 메이저리그 구단은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다. 구단의 명성에 걸맞게 하현승이 흔들릴 만한 금액을 2차례나 제시했다. 처음에는 계약금 226만 달러(약 35억원)를 제안했다. 1999년 김병헌의 한국 아마추어 역대 최고 계약금 225만 달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뛰어넘었다.
하현승이 첫 제안을 거절하자 양키스는 포기하지 않고 금액을 올렸다. 300만 달러(약 46억원)였다. 하현승은 2번째 제안 역시 받지 않았다. 전체 1순위가 유력한 하현승은 양키스가 아닌, 키움 히어로즈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왜 양키스는 이토록 하현승에게 진심이었을까. KBO리그 기준 고졸 신인에게 300만 달러는 매우 큰 금액이지만, 양키스와 같은 구단에는 전혀 무리가 되는 금액이 아니다. 실패해도 엄청난 손실까지는 아니라는 것. 하나 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투타 겸업 슈퍼스타를 양키스도 키워보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아시아 출신인 하현승을 타깃으로 삼았는데, 천하의 양키스도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하현승의 대쪽 같은 선택이 이해는 된다. 최근 '전국구 최대어'로 평가받다 야심차게 미국 직행을 선택한 유망주들이 성공 사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한국에서는 시속 150㎞ 빠른 공을 던지는 고교생이 귀하지만, 미국은 아니다. 마이너리그 유망주부터 너도나도 150㎞ 이상은 기본으로 던지고, 시속 160㎞ 정도는 돼야 파이어볼러 수식어가 붙는 시대다. 3년 안에 빅리그로 콜업되는 것 자체가 힘든 구조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최대어로 꼽힌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75만 달러(약 11억원)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피츠버그는 심준석이 부상과 부진이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고, 마이애미는 지난해 루키리그에서 13경기, 3패, 13⅓이닝, 평균자책점 10.80에 그치자 방출했다.
심준석은 지난해 12월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 잔류에 성공했으나 벌써 3시즌째 루키리그에만 머물고 있다. 구위를 전혀 살릴 수 없는 고질적인 제구 난조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 11경기 성적은 1승, 15⅓이닝, 13삼진, 평균자책점 4.11이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최대어였던 마산용마고 에이스 장현석은 심준석보다는 사정이 낫다. 장현석은 다저스와 9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고, 꾸준히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얻었다. 장현석은 루키리그를 거쳐 첫해에 바로 싱글A까지 승격됐으나 이후 진전이 없다. 올해도 싱글 A에서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3경기(선발 11경기) 2승3패, 50⅔이닝, 64삼진, 평균자책점 6.39다.
2026년 신인드래프트 대어였던 김성준과 문서준은 각각 텍사스 레인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하고 루키리그에서 경험을 쌓는 중이다.
김성준은 올해 타율 3할9리(94타수 29안타), 4홈런, 24타점, OPS 0.932를 기록,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투수로도 한 경기 등판했으나 투타 겸업을 유지할지는 아직 물음표다.
문서준은 8경기(선발 6경기) 1패, 21이닝,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 중이다.
하현승은 국내 잔류를 택했지만, 여전히 꿈의 무대 직행을 원하는 유망주들은 존재한다. 올해는 덕수고 투타 겸업 기대주 엄준상이 애리조나와 계약금 150만 달러(약 23억원)에 계약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