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완벽한 전화위복이다.
루키가 가벼운 부상으로 빠진 빈 자리. 그 틈을 타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또 하나의 샛별이 등장했다.
앞으로 엄청난 빛을 발할 전망. 육성선수 꼬리표를 떼고 올라온 우완 파이어볼러 김백산(23)이다.
김백산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75구를 던지며 2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 박준영(올해 5월10일 대전 LG전)에 이어 육성선수 출신 역대 두번째 데뷔전 승리. 김백산의 깜짝 등장 속에 삼성은 창원 시리즈를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치고, 3일부터 열리는 주말 인천 원정을 떠났다.
김백산은 1회부터 제구력 있는 최고 149㎞ 강속구와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를 자유자재로 섞어던지며 NC의 강타선에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다.
톱타자 김주원을 초구 148㎞ 직구로 좌익수 뜬공, 타격 2위 이우성도 148㎞ 몸쪽 직구로 3루땅볼로 솎아냈다.
박민우에게 빠른 승부를 펼치다 148㎞ 직구가 중전안타. 2루 도루를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이날 데뷔전을 치른 4번 블레인을 120㎞ 커브로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투구수 9개.
2회는 박건우를 스위퍼, 김휘집을 커브, 천재환을 직구로 외야 뜬공을 유도하며 삼자범퇴 처리했다. 투구수 9개.
3회에는 안중열을 절묘한 스위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1군 무대 첫 탈삼진을 신고했다. 신재인에 초구 커브로 유격수 땅볼. 김주원에게 첫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우성에게 스위퍼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투구수 12개.
삼성은 4회초 디아즈의 2루타와 4사구로 만든 2사 만루에서 터진 대타 김현준의 2타점 선제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갔다.
4회말 선두 박민우를 슬라이더로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블레인을 어렵게 승부하다 볼넷, 박건우에게 직구를 넣다 중전안타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휘집을 초구 슬라이더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한 뒤 2사 1,3루에서 천재환에게 변화구 승부를 하다 기습적인 148㎞ 직구 승부로 루킹 삼진을 처리하고 포효했다. 투구수 18개.
5회는 안중열 뜬공, 신재인 루킹 삼진, 김주원 2루땅볼로 두번째 삼자범퇴 처리했다. 투구수 9개. 5회까지 투구수 단 57구에 불과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백산은 선두 이우성을 좌익수 플라이, 박민우를 유격수 플라이로 빠르게 처리했다.
하지만 2사 후 블레인과 박건우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승민으로 교체됐다. 이승민이 승계주자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김백산의 무실점을 지켰다.
삼성은 7회 무사 1루에서 김성윤의 내야안타 때 상대실책과 폭투, 구자욱의 시즌 8호 솔로포로 3점을 보태며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7회 NC 김형준에게 솔로포(시즌 8호)를 허용했지만, 9회 류지혁의 희생플라이로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이승민 최지광 김재윤이 이어던지며 김백산의 소중한 데뷔전 승리를 지켰다.
육성선수 꼬리표를 막 떼고 첫 1군 등판에 나선 루키 투수라고 볼 수 없는 차분함과 공격적 투구는 놀라움을 던졌다.
75구 중 스트라이크가 41구에 불과했지만, 제구가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S존을 폭넓게 쓰며 보더라인 주변의 공으로 배트를 이끌어냈다. 초구 커브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강속구로 루킹 삼진 2개를 뽑아내는 장면은 백미였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작년 마무리 캠프 때부터 같이 연습을 하며 눈여겨봤던 자원"이라며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로테이션을 돌던 선발 투수 중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라고 코칭스태프의 추천을 많이 받았다"고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선발로 계속 던졌으니 잘 던지면 계속 가는 거다. 그래도 오늘 첫 등판에서 5이닝만 채워준다면 최고"라며 기대치를 전했다. 그 기대치를 훌쩍 넘었다.
이번 데뷔전은 김백산에게 '임시 선발'을 넘어 1군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험대였다. 박 감독은 "공 자체는 워낙 좋은 선수다. 아까 말했듯 1군 분위기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향후 활용 방안도 비쳤다. 박 감독은 "오늘 데뷔전에서 어떤 내용과 적응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렸다. 오늘 잘 던져준다면,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기거나 공백이 생겼을 때 '대체 선발 1순위'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김백산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선발 구멍 났을 때 임시 카드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당장 선발 로테이션 한축을 맡겨도 손색 없는 특급 루키의 탄생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