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장군 멍군'
선두 LG 트윈스의 진짜 무서움은 상대의 기세를 단 일 분 일 초도 용납하지 않는 지독한 '즉각 응징'에 있었다. 한화 이글스의 거센 추격포에 턱밑까지 쫓기자마자, 신들린 짜임새 야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다시 쌍둥이 군단 쪽으로 틀어쥐었다.
LG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경기 초반 대량 득점으로 잡은 승기를 6회초 허인서에게 3점포를 맞아 내주는 듯했으나, 6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1점을 달아나며 5대3으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이날 경기로 LG와 한화는 주말 3연전 중 2경기 승패를 사이좋게 나누며 마지막 경기로 위닝시리즈의 향방을 가리게 됐다.
LG 선발 장현식은 5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는 1⅓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완전히 LG의 페이스였다. 1회말 선두 홍창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만든 2루 찬스에서 오스틴 딘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문보경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송찬의와 문정빈이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무너뜨리는 연속 적시타를 폭발시켰고, 박동원의 희생타까지 묶어 순식간에 4-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한화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0-4로 뒤진 6회초 한화는 끈질기게 기회를 만들며 2사 1, 3루 황금 찬스를 잡았다. LG 벤치는 흔들리는 마운드를 다잡고 불을 끄기 위해 세 번째 투수 우강훈을 투입했으나, 한화의 신예 거포 허인서의 몰입도가 더 매서웠다.
허인서는 우강훈이 올라와 던진 초구 시속 150.4㎞짜리 패스트볼을 주저 없이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6.6m짜리 대형 3점 홈런(시즌 12호)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스코어가 4-3, 1점 차 살얼음판 승부로 좁혀졌다.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자칫 분위기가 한화 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순간, LG 타선은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6회말 반격 주파수를 켰다. 화려한 장타 대신 단단한 팀워크와 정밀한 작전 수행 능력이 빛을 발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동원이 한화 불펜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에 성공, 귀중한 출루 주석을 깔았다. 이어 이영빈이 벤치의 작전대로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박동원을 2루에 안착시켰다.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구본혁이 천금 같은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 3루 황금 찬스를 이어갔다. 기세를 잡은 LG는 홍창기가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 나가며 1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박해민이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해결사' 오스틴이 상대 투수의 유인구를 철저하게 골라내며 밀어내기 볼넷을 획득, 3루 주자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한화는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9회 등판한 약셀 리오스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