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박)준순이가 올해 정말 잘하고 있지 않나. 적지 않게 동기부여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에 또한명의 준수한 유격수가 나타났다. '국민유격수'였던 사령탑의 축복인 걸까.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2년차 내야수 심재훈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 "내야수들이 전부 유격수에만 몰입하는 것 같다. 전날 컨디션이 좋다 싶으면 일단 유격수에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안타가 하나하나 나오니까 확실히 점점 자신감이 붙는 거 같다. 어젠 수비에서도 좋았고, 하위타순과 상위타순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줬다."
심재훈은 전날 대구 LG 트윈스전에 9번타자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부상으로 빠진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전반기 내내 고민해온 박진만 감독이다. 처음에는 김영웅이 그 자리를 메웠고, 이후 기존의 양우현과 이해승,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계범, 육성선수 출신 김상준 등이 번갈아 유격수로 나섰다.
이번엔 심재훈이다. 유신고 출신 심재훈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3번)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2년차 신예다. 지난해 이미 수비력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지만, 올해는 공격력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심재훈은 이날 우중간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를 치며 팀 승리를 도왔다. 수비에서도 실수없는 수비로 박진만 감독을 만족시켰다.
이번 LG-삼성 3연전은 1~2위 팀이 전반기 1위를 두고 맞붙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다. 평일임에도 대구 현장은 빈틈없이 매진되는 등 한국시리즈 못지 않은 열기.
심재훈은 "정규시즌 한경기라는 마음으로 평소와 똑같이 뛰었는데, 중요한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LG 에이스 톨허스트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준비한대로 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작년엔 결과에 너무 연연했던 것 같다. 올해는 1군에 올라왔을 때부터 준비한대로 해보자는 마음가짐 뿐이다."
두산 박준순과도 절친한 사이다. 박준순은 올해 공수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며 올스타전에 당당히 뽑혔다. 타율 3할2푼7리 10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6을 기록하며 대세 2루수로 우뚝 섰다. 심재훈은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물어볼 거 있으면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고 답했다.
삼성 야수진은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치고 있다.
"누가 나가든 다같이 응원하고 피드백해준다. 내가 나가도 대타나 대수비로 바뀔 수 있지만, 뛰는 동안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
그 결과가 타격의 발전이다. 지난해 1할8푼4리(38타수 8안타)에 그쳤던 타율을 2할9푼2리(24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때린 2루타는 1군 데뷔 첫 장타이기도 했다.
퓨처스에선 박석민 타격코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심재훈은 "'기다려서 되는게 아니다. 맞아야 일이 벌어진다. 너무 생각이 많다. 일단 맞추는데 집중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에 감명받으면서 타격도 잘되기 시작했다"면서 "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훈련해왔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