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질긴 인연도 끝은 있었다. KIA 에이스 네일과 8번째 선발 맞대결, 그리고 KIA 상대로 23번째 등판 만에 롯데 선발 나균안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에게는 반드시 끊어야 할 두 가지 징크스가 있었다. 하나는 네일과의 맞대결, 또 하나는 KIA전 무승이었다.
2024시즌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나균안은 네일과 무려 7차례 선발 맞대결을 펼쳤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네일은 롯데를 상대로 통산 9경기 3승 평균자책점 1.50(54이닝 9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강했고 나균안과 맞대결에서도 번번이 웃었다.
반면 나균안은 KIA만 만나면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전 통산 2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8패 평균자책점 6.78. 네일과의 7차례 선발 맞대결에서도 평균자책점 6.07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 나균안은 어느 때보다 집중력 있는 투구를 펼쳤다.
무엇보다 든든한 득점 지원이 힘이 됐다. 올 시즌 유독 타선 도움을 받지 못했던 나균안은 이날 롯데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하며 5회까지 9점을 뽑아주자 더욱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6회였다.
9-0으로 앞선 6회 1사 2루.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타석에는 KIA 김도영이 들어섰다. 나균안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포수 손성빈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구는 바깥쪽 보더라인 끝에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김도영은 볼이라고 판단해 배트를 내지 않았지만 ABS는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우타자 기준 가장 낮고 먼 코스에 정확히 꽂힌 완벽한 제구였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김도영은 삼진 직후 배트로 땅을 내리치며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제 퀄리티스타트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둔 나균안은 이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2사 1,2루에서 김상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나눴고,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던 나균안은 투수 코치 설득 끝에 공을 불펜에 넘겼다.
최종 성적은 5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에는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지만 승리 투수 요건은 충분했다.
무엇보다 의미가 컸던 것은 결과였다.
네일과 여덟 번째 선발 맞대결 끝에 처음으로 승리를 따냈고, KIA전 통산 23번째 등판 만에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길고도 질겼던 악연을 끊어낸 나균안.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가장 값진 승리와 함께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두 개의 징크스를 동시에 털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