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류지현 감독은 32년 전 신인 신분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올해에는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잠실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참관했다. 류 감독은 1994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29년 동안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을 집처럼 여겼다.
잠실구장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한다. KBO는 11일 잠실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하며 작별 행사를 마련했다. 류 감독은 "잠실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굉장히 좋은 추억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각별한 심정을 고백했다.
우리나라 대표 구장이었던 잠실구장은 중립 이미지가 강했다. 류 감독은 "요즘에는 좀 바뀌긴 했지만 옛날에는 원정 응원단이라는 게 없었다. 잠실에서만 양쪽 응원이 허용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잠실은 양쪽 팬들이 전부 다 같이 응원하고 그래서 열기가 훨씬 뜨거웠다"고 돌아봤다.
1994년 데뷔한 류 감독은 그해 잠실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바로 출전했다. 신인왕도 석권했다. 1997년에는 올스타전 MVP에 등극했다.
류 감독은 "사실 1994년은 신인 때라 기억도 안 난다. 1997년은 내가 MVP여서 기억이 생생하다. 동점 상황에 대타로 들어갔는데 풀카운트에서 계속 파울을 치다가 결승타를 쳤다"며 회상했다.
올스타전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도 정확히 느꼈다. 류 감독은 "초창기에는 투수들이 컨디션 때문에 전력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가 상당히 느슨했다. 이를 보완하려고 상금이나 상품을 크게 걸었다. 그 시기에는 정말 승리하기 위해 뛰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퍼포먼스 위주로 바뀌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흐름을 짚었다.
이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표현하는 게 받아들여지고 또 1000만 관객이 넘게 들어오면서 팬들의 요구도 반영하면서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류 감독은 올초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대표팀을 17년 만에 8강에 올리는 쾌거를 이룩했다. 오는 9월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여러 국제대회를 경험한 류 감독이 신구장에 바라는 게 하나 있다.
새 구장 잠실돔은 2032년 입주를 목표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류 감독은 "사실 우리 리그가 많은 발전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큰 국제대회를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에서 하거나 최근에는 타이페이돔이 생긴 대만에 빼앗기고 있다. 정말 대형 국제대회를 성대하게 소화할 수 있는 그런 구장이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