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고교 야구 무대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었던 역대급 거물이 등장했다. 하지만 그는 태평양을 건너는 지름길 대신, 한국 야구의 마운드와 타석을 먼저 정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억대 해외 계약금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국내 잔류를 선언한 부산고등학교의 '이도류(투타겸업)' 특급 유망주 하현승(18)의 이야기다.
하현승은 11일 대한체육회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체육회TV'의 '니가 좋아~부산고 이도류 하현승이 예뻐서 좋아 | 억대 계약금 대신 국내 잔류 선택한 부산고 하현승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에 등장했다. 영상에서 자신의 하루 일과와 함께 국내 잔류를 선택한 진짜 속내, 그리고 KBO 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레전드 오타니 쇼헤이처럼 성장하겠다는 웅장한 포부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하현승을 처음 마주하면 야구장 압도하는 거대한 피지컬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입던 학교 교복은 상체가 아예 맞지 않아 바지만 따로 사서 입어야 할 정도로 고교 3년간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키가 197㎝라는 설이 있던데"라는 질문에 하현승은 "그건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썰이다"라며 "195㎝정도다. 더 큰 것보다 지금이 내 몸을 충분히 가눌 수 있을 정도로 자란 것 같다. 워낙 다 잘 먹어서 잘 큰 것 같다"며 웃었다.
이 거대한 체구와 긴 팔다리는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된다. 하현승은 자신의 신체적 장점에 대해 "팔다리가 길다 보니 투구할 때 익스텐션(끌고 나오는 투구 폼의 길이)이 굉장히 좋다"라며 "타자들 시점에서는 내가 확실하게 가슴을 앞에서 더 끌고 나와 던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투수로서 이 점이 아주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면밀하게 분석했다.
하현승은 메이저리그 직행을 거절하고 국내 잔류 선언해 국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현승은 미국 직행 대신 국내 잔류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지금 미국에 건너가서 받는 돈보다, 한국 야구에서 내 계획대로 확실하게 잘해서 실력을 증명한 뒤 더 많은 돈과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훨씬 더 현명하고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야무진 소신을 밝혔다.
주변 야구인들의 진심 어린 조언도 확신을 주었다. 그는 "감독님과 선배님들 거의 모든 분이 '한국에서 충분히 스타가 되고 넘치게 잘하고 가도 결코 늦지 않다. 한국 야구를 정찰하고 더 좋은 대접을 받으며 가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격려해 주셨다"라며 "일단 KBO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돼 우리나라의 스타가 되는 게 먼저다. 그 마인드로 한국 야구를 완벽하게 배우며 성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꿈꾸는 야구의 종착지는 단연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다. 던지고 치는 것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오타니를 롤모델로 꼽은 하현승은 "오타니 선수처럼 투타 두 가지를 다 완벽하게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게 내 진짜 꿈이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현재 하현승은 투타겸업을 위해 혹독한 훈련 루틴을 소화하고 있다. 실전 피칭이 있는 날에는 마운드 훈련과 체력 웨이트트레이닝에 올인하고, 피칭이 없는 날에는 배팅 게이지에서 방망이를 휘두른다. 작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그는 경기 후반 힘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근력을 다지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의 무기도 새로 장착했다. 하현승은 "올해 들어서 컷패스트볼처럼 빠르게 꺾이는 '작은 슬라이더'를 새로 개발했다"라며 "스피드도 굉장히 잘 나오고 타자들의 배트 반응이 늦는 걸 보니 실전에서 확실하게 통하는 메리트가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3학년인 올해, 그의 단기 목표는 명확하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청소년 대표팀(U-18)의 주축이 되어 국제대회를 집해하는 것이다. 하현승은 "국가대표가 된다면 내가 주축 멤버가 되어 일본이나 대만 같은 강팀들을 완벽하게 이겨버리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라며 대담한 싸움닭 본능을 드러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