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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80억 잭팟' FA직전 하영민에게 다년계약 안긴 진짜 이유…'종신 히어로즈맨? 프랜차이즈 스타가 절실한 상황'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키움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키움 하영민.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9/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키움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키움 하영민.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9/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14년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던 수줍은 루키가 13년이라는 모진 세월을 견뎌내고 마침내 영웅 군단의 영원한 심장으로 우뚝 섰다. 키움 히어로즈의 우완 투수 하영민(31)이 초대형 다년계약을 터뜨리며 '종신 히어로즈맨'을 선언했다.

키움는 13일 오전 서울 신도림에 위치한 더링크서울 트리뷰트 포트폴리오 호텔에서 위재민 대표이사와 허승필 단장 등 구단 수뇌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하영민과의 메머드급 비FA 다년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부터 2034년까지 8년에 연봉과 옵션을 포함한 총액 80억 원의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번 계약은 키움 구단이 역대 체결한 비FA 다년계약 가운데 실질적으로 집행된 최대 규모다. 지난해 송성문과 6년 총액 120억 원의 다년계약을 맺은 바 있으나, 송성문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택하며 계약이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영민이 명실상부한 '영웅 군단 최고액'의 주인공이 됐다.

투수 비FA 다년계약 기준으로도 KBO 리그 역대 류현진(8년 170억 원), 김광현(4년 151억 원), 구창모(7년 132억 원), 고영표(5년 107억 원), 박세웅(5년 90억 원)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대형 계약이다.

구단은 이날 조인식의 타이틀을 'The Unbreakable Hero(부러지지 않는 영웅)'로 명명하며, 오랜 무명 시절과 부상 번뇌를 깨부수고 핵심 에이스로 우뚝 선 하영민의 헌신에 웅장한 예우를 표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내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하영민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8년이라는 초장기 계약으로 묶어둔 배경에는 지극히 정밀한 계산서와 지표가 뒷받침돼 있다. 하영민이 걸어온 눈물겨운 우상향 곡선이 고스란히 찍혀있다. 데뷔 초기인 2014년(ERA 7.22)과 2015년(ERA 7.53)에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후에도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 보직을 맡으며 철저히 궂은일을 도맡았다.

하영민의 진짜 야구 인생은 2024년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2024시즌 28경기에 등판해 9승 8패, 무려 150⅓이닝을 소화하며 팀 선발진의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냈다. 이어 2025시즌에도 28경기에서 7승 14패, 153⅓이닝을 던지며 2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탈삼진 능력 역시 2024년 101개에서 2025년 134개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 시즌인 2026년에도 하영민은 15경기에 등판해 67이닝을 소화하며 3승 5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선발의 뼈대를 지탱하는 핵심 전력으로 활약 중이다. 투수 혹사 리스크와 선발 기근에 시달리는 현대 야구판에서 매년 안정적으로 150이닝 근처를 삭제해 줄 수 있는 토종 우완 선발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하다. 키움이 중장기 전력 구상의 주춧돌로 그를 점찍은 이유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NC의 경기. 키움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0/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NC의 경기. 키움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0/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수뇌부가 80억 원의 거액을 주저 없이 투자한 또 다른 본질은 그가 가진 '그라운드 밖의 지표'다. 하영민은 오랜 시간 팀의 모진 리빌딩 터널을 함께 지나오며 철저한 자기관리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구설 하나 없이 후배들의 롤모델 역할을 해왔다.

현재 키움 마운드는 '리햅'을 끝낸 안우진을 필두로 올해 전체 1순위 박준현, 그리고 내년도 합류가 확실시되는 대형 파이어볼러 하현승까지 리그 최고의 젊은 어깨들이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혈기 넘치는 괴물 유망주들이 프로의 거친 파도 속에서 엇나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줄 '투수진의 구심점'이 절실했고, 구단은 그 적임자로 프랜차이즈 스타 하영민을 선택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하영민은 "영원한 히어로즈 선수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큰 결정을 내려주신 만큼 말할 수 없이 웅장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선배들에게 부지런히 배우고, 새로 들어올 후배들에게는 단단한 본보기가 되겠다. 팀이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으로 진격할 수 있도록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벅찬 종신 출사표를 던졌다.

하영민은 2014년 지명 당시의 낮은 기대치와 보직의 서러움 앞에서도 결코 배트를 쥐는 손끝과 글러브의 끈을 헐겁게 하지 않았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묵묵히 마운드의 진흙탕 싸움을 견뎌내며 스스로 150이닝 이닝이터의 클래스를 증명해 낸 뚝심은 결국 '8년 80억'이라는 구단 최고 대우의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외부 FA 영입에 지극히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키움이 내부의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이같은 장기 계약을 안겼다는 사실이 팀의 위닝 멘탈리티를 완전히 다르게 바꿀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NC의 경기. 키움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0/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NC의 경기. 키움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0/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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