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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도 못해본 5점대 투수에 80억 미친 계약? 키움은 절대 함부로 돈 쓰는 구단이 아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확실한 건, 키움은 절대 함부로 돈 쓰는 구단이 아니라는 것.

올스타전이 끝나고, 야구가 없는 심심했던 월요일.

키움 히어로즈발 놀라운 뉴스가 전해졌다. 키움이 베테랑 선발 투수 하영민에게 계약 기간 8년, 총액 80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선물했다는 것.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야말로 '깜짝 딜'이었다. 그리고 그 규모도 '헉' 소리가 나오는 '메가 딜'이기도 했다.

1995년생 31세 투수다. 지금까지 10승 한 번 해본 적 없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러긔 5점대다. 2023년까지는 1, 2군을 오가는 백업급 선수였다. 2024, 2025 시즌 연속 150이닝을 돌파하며 9승, 7승을 거둔 게 전부인 피처다. 이런 선수에게 아무리 계약 기간이 8년이라도 80억원이라? '키움이 미쳤나' 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계약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일단 10승. 2024년이 사실상 10승 시즌이었다. 9승을 거둬놓고, 마지막 6경기에서 1승을 따내지 못했다. 물론 이것도 실력이라면 실력이겠지만, 3연 연속 압도적 최하위였던 팀 전력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10승같은 9승이었다. 다른 팀에서 똑같은 투구를 했다면 13~15승을 했을 시즌이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평균자책점은 분명 아쉽다. 잘 던진 두 시즌도 4점대였다. 하영민은 구위로 상대를 누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꾸준히 기회를 받고, 갑자기 야구에 눈을 뜨며 상대와 싸우는 요령을 터득한 케이스. 6~7이닝 무실점 투구는 키움에서도 기대 안 한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 정도를 기대하는 투수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KBO리그는 토종 선발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우는 토종 선발이 씨가 마르는 상황이다.

하영민의 운도 좋았다. 올시즌 마치고 FA였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키움과 6년 120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 계약을 체결했던 송성문(샌디에이고)도 마찬가지다. 그 전까지 성적이 어땠고, 야구 실력이 어땠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일생일대의 기회, FA를 앞두고 어떤 야구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키움은 두 사람이 반짝한 게 아니라, 뒤늦게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그 능력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거라 판단한 케이스다. 또 내년부터 샐러리캡 하한 규정이 도입된다. 사실상 선수단 총 연봉이 늘 터무니 없이 적은 '짠돌이 구단' 키움을 겨냥한 규정이었다. 연봉을 못 채우면 벌금이다. 이 규정을 위해서라도 고정 지출(?)을 안정적으로 해주는 대형 계약이 필요했다. 송성문 계약 때도 이 얘기가 있었는데, 송성문이 미국으로 가며 계약이 파기됐다. 그 수혜를 하영민이 받았다고도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키움은 절대 함부로 돈을 쓰는 구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지원 없이 스스로 자생하는 구단이다. 피같은 돈이다. 정말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 때만 지갑을 연다. 그것도 최대한 아끼고 아껴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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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120억원 전액 보장 계약이 처음 발표됐을 때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물밑에서 송성문을 원하던 구단들의 오퍼가 엄청났고, 송성문이 FA로 시장에 나오면 그 이상 몸값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증거들이 계약 후 속속 확인됐다. 구단주가 "모든 수를 동원해 송성문을 데려오라"는 지시를 한 구단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키움도 열심히 주판알을 튕겨 몸값 계산을 했을 것이다.

하영민 역시 마찬가지다. 선발 구인난 속 FA 시장에 나가면 예상 밖 후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키움은 하영민이 아예 시장에 나갈 마음을 접게 하기 위한 최선의 카드를 준비했다. 그렇게 8년 80억원 계약이 이뤄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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