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문)보경이랑 바꿨으면 좋겠다."
올스타전 현장에 나선 '캡틴' 박해민의 일침이다.
LG 트윈스는 13일 유튜브를 통해 올스타전 비하인드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박해민은 아들 박이든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트윈스TV 카메라를 보자마자 '슈퍼스타'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허경민(KT 위즈), 김주원(NC 다이노스)를 줄줄이 섭외해 이야기를 나누는 박해민다운 넉살이 돋보였다.
김도영에게 "미국 가려면 몇년 남았냐"고 묻는가 하면, 허경민과는 도쿄올림픽 시절 뒷이야기를 주고받고, 김주원에겐 '엘튜브 구독해주세요'를 요청하는 등 토크 센스도 돋보였다.
마냥 웃음만 챙긴 건 아니다. 박해민은 김도영과의 대화에서 후배 문보경을 향한 뼈있는 한마디도 남겼다.
이날 김도영은 "(미국 가려면)4년 더 있어야하는데, 못갈 것 같다. 아직 부족하다"며 멋쩍게 웃은 뒤 갑자기 홈런왕 경쟁자인 오스틴(LG)의 폭풍 칭찬에 나섰다.
김도영은 "너무 대단하다"며 엄지척을 날린 뒤 "3루수 입장에서 너무 무섭다"고 호소했다. 이에 박해민은 "네가 타석 들어갔을 때 3루수 입장은 생각해봤냐"고 답했지만, 김도영은 "전 무서운 스타일은 아니다. 오스틴은 앞에서 치는 스타일이라 무섭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상대는 박해민이었다. 그는 "(김도영)사직에서 홈런 치는 거 봤지? 183㎞. 김도영 나오면 외야수도 무섭다. 공이 떨어질 거 같은데 계속 멀리 간다"며 웃었다.
이어 작별을 고하던 박해민은 "보경이랑 바꿨으면 좋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졌다. 김도영과 트윈스TV가 경악하자 "삐지라고 한 이야기 아니고, 정신 차리라고 한 이야기"라고 못을 박았다.
문보경은 올해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국가대표 4번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다. 김도영과 더불어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둘 뿐인 한국 타자였다. 홈런 2개 포함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슈퍼문'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도영에게 3루를 맡기고 1루로 나선 문보경은 체코전 선제 만루홈런 포함 5타점을 시작으로 일본전에서 기쿠치 유세이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 호주전에선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점을 올렸다. WBC 타점왕, 1라운드 타점 신기록의 주인공이자 기적의 2라운드 진출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즌에선 거듭된 부상에 시달리며 커리어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시즌초엔 WBC에서 당한 옆구리 부상 때문에 지명타자로 출전했고, 내야 수비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타구를 밟고 발목 부상을 당해 결장했다. 동반 부상을 당했던 문성주와 함께 6월 복귀했지만, 4번타자라는 기대치에 걸맞지 않게 부진했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 7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8에 그쳤다. 올스타전 출전 역시 강백호(한화 이글스)에 밀려 좌절됐다.
부상으로 인한 1년 공백을 깨고 전반기에만 무려 27홈런을 쏘아올리며 오스틴과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도영과는 나란히 서기 어려울 만큼 초라한 성적이다. 오스틴 역시 올해 4년차 외국인 선수지만, 타 팀의 전력분석에 아랑곳하지 않고 타율 3위(3할3푼9리) 홈런 1위, 타점 2위(83), OPS 1위(1.082) 등 시즌 MVP에 도전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박해민 입장에선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 격려와 질책을 더한 주장다운 일침이다. LG는 6~7월 내내 10개팀 중 선두를 유지하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위를 내줬다.
LG가 후반기 대반격을 통해 정규시즌 1위, 더 나아가 구단 최초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려면 문보경의 각성과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보경이 국대 4번타자다운 불방망이를 보여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