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단순히 성적 좋아서?
두산 베어스 곽빈이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서고 있다.
곽빈은 올시즌 전반기를 8승3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마감했다. 다승은 공동 1위군 9승에 1승 부족한 8승으로 공동 4위,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3위다. 탈삼진은 112개로 리그 전체 1등이다. 2024 시즌 15승으로 원태인(삼성)과 공동 다승왕을 할 때 전반기 7승이었는데, 올해는 1승을 더 추가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야구는 원태인, 문동주(한화), 곽빈 세 사람이 선발진 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원태인, 문동주에 비해 곽빈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원태인의 경기 운영과 안정감, 문동주의 화끈한 구위 그 중간 선상에 있는 느낌이었다. 특히 곽빈은 파이어볼러로 인정받았지만, 제구에서 심한 기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그 느낌이 없다. 원태인과 문동주의 장점을 모두 합쳐놓은 완전체의 모습이다. 그 증거는 평균자책점. 지난 두 시즌 4점대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내려왔다. 선수 스스로 "올해 가장 좋은 건 볼삼비가 매우 좋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문동주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원태인이 예비 FA 시즌 이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니 곽빈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곽빈은 우리팀의 진정한 에이스"라고 치켜 세운다.
단순히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다. 곽빈은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로 나섰다. 영화 '와일드씽' 등장인물 최성곤 코스프레로 무더위 속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미 구단 유튜브를 통해 올스타 홍보를 똑같은 모습으로 하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곽빈이다. 평소 야구하는 모습 외에 무뚝뚝할 줄 알았던 곽빈이 예상 외의 반전을 보여주자, 팬들은 더욱 열광했다.
야구만 잘해도 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팬들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용기를 보여준 자체가 진정한 프로로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일이다.
또 올스타전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전력으로 던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스타전 개최 기준, 3일 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역투를 펼쳤었다. 회복이 다 되지 않은 상태. 그래서인지 1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기는 했다. 그런 가운데 154km 강속구를 뿌렸다. 영광의 무대 올스타전 선발투수로서 너무 성의 없는 투구를 할 수는 없다는 마음에서였다. 최성곤 코스프레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곽빈의 154km 전력 피칭이었다.
곽빈의 후반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있다. 개인 타이틀과 팀의 가을야구 진출 뿐 아니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곽빈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자신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당시 부상으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금메달을 받아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아시안게임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이변이 없는 한 곽빈이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항저우 아픔이 잊혀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