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제축구연맹(FIFA)이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북중미월드컵 준결승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특별 요청을 수용했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남색 원정 유니폼을 착용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연장전 알바레스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3대1 승리와 함께 4강행을 확정했다. 스위스와의 8강전 이전에도 카보베르데, 이집트와의 토너먼트에서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스위스를 상대로도 디펜딩 챔피언의 위닝 멘탈리티로 위기를 넘어섰다. 월드컵 2연패를 위한 위대한 여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준결승 상대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8강전, 엘링 홀란의 노르웨이와 혈투를 펼쳤고 주드 벨링엄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대1 역전승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6일 오전 4시 미국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양국간 통산 6번째 월드컵 맞대결, 무려 21년 만의 A매치가 펼쳐진다. 역대 월드컵 상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3승으로 절대 우위,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주 격돌하지는 않았으나 유구한 역사와 함께 뜨거운 이슈를 불러일으킨 양국의 라이벌 관계는 수많은 스토리를 양산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른바 '신의 손' 골을 포함해 두 개의 역사적인 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탈락시켰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이 대표적이다.
세기의 매치업을 앞두고 아르헨티나는 심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이색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고, 40년 전 마라도나가 입었던 바로 그 유니폼 색상을 입고 뛰게 해줄 것을 FIFA에 요청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캠프 측에서 전달한 '특별 요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흰색과 하늘색 스트라이프 유니폼이 트레이드마크인 아르헨티나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에도 이 남색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를 탈락시킨 바 있다., 당시 잉글랜드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디에고 시메오네에게 신경질적인 보복성 킥으로 가하며 퇴장 당해 위기를 자초했다.
FIFA의 공식 경기 색상 지정(Match Colour Designation) 발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하얀색 하의와 빨간색 양말이 포함된 원정 유니폼 세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을 받았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우승국인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 남색 유니폼을 입은 것은 조별리그 요르단을 꺾었을 때가 유일하다.
반면 잉글랜드는 전통의 흰색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는 노르웨이와의 8강전 승리 당시 입었던 것과 동일한 노란색 유니폼을 착용한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끌던 2005년 친선전에서 마이클 오언의 경기 막판 멀티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21년 만이다. '39세 리빙 레전드' 리오넬 메시가 이날 경기에 예상대로 출전한다면, 발롱도르 8회 수상에 빛나는 그가 커리어 최초로 잉글랜드를 상대하는 역사적인 경기가 된다. 메시는 잉글랜드와의 4강전을 앞두고 "강팀과 경기하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잉글랜드를 상대해 본 적이 없다. 이번이 처음이라 월드컵 준결승이라는 무대 자체로도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물론 내가 보고 기억하는 모든 것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끊임없이 찾아보고 추억하는 (1986년의) 영상과 사진들이 전부다. 하지만 우리 팀은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고 경기를 치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메시는 "축구 강국인 잉글랜드와의 경기는 분명 특별하며, 강호들과의 맞대결은 늘 특별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그들을 상대하는 게 처음이다. 잉글랜드를 제외한 모든 팀과 경기해 봤기 때문에 그런 이유에서도 멋진 경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드컵 준결승에서 강팀을 만난다는 것 자체를 그대로 경험하고 즐길 것이며, 다시 한번 멋지게 경쟁할 수 있도록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