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원준이형 글러브 끼고..."
두산 베어스의 2026 시즌 전반기 최고 수확, 바로 곽빈-최민석 토종 원투펀치의 탄생이다.
곽빈 8승3패 평균자책점 2.60, 최민석 9승2패 평균자책점 2.33. 성적은 고졸 2년차 최민석의 근소 우세지만, 마운드 위에서의 존재감은 그래도 선배 곽빈에 무게감이 더 실린다. 선의의 경쟁으로 나란히 발전하는 모습이 매우 긍정적. 곽빈은 올시즌 자신의 상승세에 대해 "최민석이 너무 잘 던져 자극이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곽빈은 신인 시절부터 불같은 구위를 자랑했지만, 제구 기복이 문제였다. 그런데 올해 그 문제가 싹 사라졌다. 최민석 효과가 있었다. 곽빈은 "프로 2년차가 자기 것을 갖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최민석이 '역대급' 선수가 될 거라 생각한다. 마운드에서의 평정심, 어디에 던져야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런 가운데 곽빈을 힘나게 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투수조 선배 최원준이다. 최원준은 팔꿈치 수술로 인해 팀을 떠나있는 상황. 그런데 어떻게 도움이 됐다는 것일까.
곽빈은 "투수 형들이 '넌 그 공 가지고 평균자책점이 4점대냐. 야구 그만 둬라'라고 놀렸다. 하지만 스프링 캠프 때부터 원준이형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그 덕에 평균자책점도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 정상급 투수인데 최원준이 기술 전수 등을 한 게 아니다. 마음가짐,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태도 등에 대한 조언들이었다.
최원준은 올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38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후한 대접. 두산이 그렇게 한 이유가 있었다. 성적을 떠나 더그아웃에서 선후배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또 예비 FA 시즌임에도 선발 자리를 고집하지 않고, 팀을 위해 불펜으로 희생한 점도 플러스 요소였다. 프로에서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리더 역할을 잘 하는 선수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최원준이 그 좋은 예였다.
안타깝게도 팔꿈치를 다치며 수술대에 올랐다. 연봉으로만 따지면 분명 아깝다. 하지만 최원준이 곽빈을 '환골탈태' 시켰다고 한다면, 그 걸로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
곽빈은 "원준이형 수술이 결정됐을 즈음부터, 형의 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나섰다. 그 다음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원준이형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원준의 수술이 결정된 건 6월 초. 공교롭게도 곽빈은 6월9일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를 시작으로 전반기 마지막까지 6경기 5승을 쓸어담았다. 유일하게 노디시전이었던 6월20일 LG 트윈스전도 5⅓이닝 9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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