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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문자 한통' KBO 49승, 맷 랜들을 기억하시나요? 천안북일고 투수코치로 한국 복귀 사연

2006,06,25맷 랜들스포츠조선DB
2006,06,25맷 랜들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최고 외인 투수' 중 한명으로 기억되는 맷 랜들(49)이 아마야구 지도자로 다시 한국 땅을 밟는다. 복귀 무대는 프로가 아닌 고교야구 명문 천안북일고등학교다.

상대전적 7승 5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두산이 홈인 잠실에서 한화를 상대로 시즌 13차전을 치렀다 . 2005년 부터 2009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랜들이 잠실 야구장을 찾아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스포츠조선DB
상대전적 7승 5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두산이 홈인 잠실에서 한화를 상대로 시즌 13차전을 치렀다 . 2005년 부터 2009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랜들이 잠실 야구장을 찾아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스포츠조선DB

SNS가 이어준 인연… "한국에서 지도자 하고 싶다"

지난 6월 16일 새벽 1시50분, 북일고 임재철 감독 SNS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 랜들이 보낸 사연이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등에서 고등학교 야구 선수를 지도하던 랜들은 SNS를 통해 임 감독이 북일고에서 제자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왔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정착하고 싶었던 랜들은 임 감독에게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방법이 있을지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랜들은 "한국인 아내와 미국에서 지낸지 꽤 됐는데, 우리 부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국에 가면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경험을 살려 야구 코치나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라며 조언을 구했다.

2006.09.21기아-두산두산 선발 랜들이 기아를 상대로 4안타 완봉승을 거둔 뒤 임재철(왼쪽), 고영민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2006.09.21기아-두산두산 선발 랜들이 기아를 상대로 4안타 완봉승을 거둔 뒤 임재철(왼쪽), 고영민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실행력 강한 임재철 감독은 옛 동료의 진정성 있는 제안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일고 투수코치 자리를 파격적으로 역제안 했고, 랜들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북일고 투수코치 랜들'이 현실화 됐다. 학교 측 역시 "선수들에게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임 감독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면서 랜들의 한국 복귀는 급물살을 탔다.

당초 랜들은 8월 중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비자 발급 문제로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랜들은 임 감독에게 "올해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까지는 어떻게든 꼭 합류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전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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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나이' 엄청난 워크에식… 두산의 위대한 유산

랜들은 KBO 리그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효자 외인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4시즌 동안 116경기 49승 32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리오스와 최강 외인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4시즌 중 첫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두산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로 이끈 '효자 외인'이었다.

2008년 10월 26일-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두산 1차전-1차전 mvp가 된 두산 랜들이 mvp판넬을 3루쪽 응원석을 향해 들고 활짝 웃고 있다.스포츠조선DB
2008년 10월 26일-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두산 1차전-1차전 mvp가 된 두산 랜들이 mvp판넬을 3루쪽 응원석을 향해 들고 활짝 웃고 있다.스포츠조선DB

특히 랜들은 큰 무대에 강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9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2.28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남겼다. 2008년 플레이오프 중 부친상을 당했을 때도 팀의 우승을 위해 출국을 미루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이끄는 등, 팀을 위한 헌신과 워크에식은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2009년 3월, 개막을 앞두고 지하철역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황당한 허리 부상으로 아쉽게 두산과 계약이 해지되며 은퇴했지만, 한국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한국에 머물며 이태원 등지에서 밴드 베이시스트로 활동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에서 아마야구 지도자로 활약중이던 맷 랜들.
미국에서 아마야구 지도자로 활약중이던 맷 랜들.

선진 야구 지도부터 원어민 영어 선생님 역할까지… 2027년 강호 북일고의 기대감

북일고는 랜들 코치의 합류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학교 측은 랜들이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선수단 숙소에서 선수들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랜들은 마운드 위에서 선진 야구 시스템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원어민 영어 선생님' 역할까지 톡톡히 할 전망. 현재 북일고 야구부 선수들은 교내에서 원어민 영어 수업을 따로 받고 있는데, 이 중 영어가 능숙한 학생 선수 일부가 랜들 코치의 통역을 맡아 소통을 도울 예정이다.

그 누구보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을 사랑했던 맷 랜들. 은퇴 후 17년이 흐른 2026년, '승부사' 랜들이 마운드 대신 대한민국 야구 유망주를 길러내는 '파란 눈의 스승'으로 돌아와 펼칠 인생 2막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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