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즐기자고 하는 경기에서 하마터면 '시즌 아웃'될 뻔했다.
탬파베이 레이스 거포 주니어 카미네로가 올스타전서 투수가 던진 공에 손을 맞고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5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제96회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AL) 4번 3루수로 선발출전한 카미네로는 3-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루서 상대 내셔널리그(NL) 우완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2구째 97.6마일(157.1㎞) 싱커에 배트를 내밀다 왼손을 강타당했다.
그 자리에 쓰러진 카미네로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가 다가가자 벌떡 일어선 카미네로는 3루쪽 더그아웃을 향헤 뛰어 들어갔다. 대주자로 미겔 바르가스가 1루로 나갔다.
그를 맞힌 오브라이언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때리며 쓰러진 카미네로 상태를 지켜봤다. 미안하다는 제스처였다.
카미네로가 맞은 부위는 왼손 새끼손가락. 곧바로 구장 의료진으로부터 X레이 검사를 받은 결과 뼈와 인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는데, 본인은 오는 18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후반기 개막 더블헤더에는 출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카미네로는 경기 후 "그 순간 굉장히 겁이 났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했다. 솔직히 뼈가 부러진 줄 알았다. 검사 결과가 괜찮게 나와서 감사드린다. 아직 아프기는 하지만,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98마일 싱커가 손을 향해 날아들었다. 배트 밑둥에는 전혀 닿지도 않았다.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은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자신의 투구를 마치고 AL 클럽하우스를 찾아 카미네로에 사과했다.
경기 후 그는 "정말 끔직한 기분이었다. 올스타전에서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타자를 맞히는 것인데 그에게 그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AL 클럽하우스로 가서 그가 어떤지 봤다. 다행히 괜찮다고 하더라. 날 이해한다면서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미네로는 "내 상태를 보러 와줬는데 굉장히 고마웠다.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경기의 일부'라고 말해줬다. 계속 걱정을 하길래 '흔히 있는 일인데, 우리는 여기 즐기러 온 것이고 오늘 밤을 즐겁게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면서 "서로를 잘 이해했고 모든 것이 괜찮았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오브라이언은 이번 올스타전이 자신의 커리어 첫 출전이다. 긴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이 손에서 빠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오브라이언은 "오른쪽 팔이 빠졌다. 몸쪽으로 던질 생각도 아니었다. 불행하게도 그를 맞혔다. 심각한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카미네로의 X레이 결과를 전해들은 양 리그 올스타들 역시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AL 1루수 벤 라이스(뉴욕 양키스)는 "카미네로는 리그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선수다.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했다.
오브라이언은 전반기 39경기에 등판해 39⅓이닝을 던져 3승3패, 2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올린 정상급 클로저다. 올해 처음으로 붙박이 마무리를 맡아 세인트루이스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그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대회를 앞두고 종아리를 다쳐 태극마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카미네로는 올시즌 전반기 타율 0.279, 28홈런, 59타점, OPS 0.927를 마크하며 팬 투표로 AL 선발 3루수로 뽑혔다. 2년 연속 올스타로 그는 작년 45홈런을 때리며 최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