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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도 않네" 폭투도 전략? 세이브왕에게 직접 물었다…"저만의 특별한 루틴이 있다" [인터뷰]

인터뷰에 임한 KT 박영현. 김영록 기자
인터뷰에 임한 KT 박영현. 김영록 기자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9회말 박영현이 2사 만루 문보경을 내야땅볼로 처리해 경기를 끝내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9회말 박영현이 2사 만루 문보경을 내야땅볼로 처리해 경기를 끝내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우규민이 박영현을 포옹으로 맞이하자 박영현이 그의 어깨를 깨물며 안도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우규민이 박영현을 포옹으로 맞이하자 박영현이 그의 어깨를 깨물며 안도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상대가 오스틴이니까, 최대한 어렵게 승부하고자 했다. (고의4구 안하고)승부할까 싶기도 했는데…"

9회말 1사 1,2루. 타석엔 리그 최고의 타자가 서 있다. 당신은 승부할 것인가, 아니면 1루가 비어있지 않은데도 거를 것인가.

KT 위즈 박영현의 생각은 단순했다. 최대한 어렵게 승부했다. 그러다보니 연속 볼이 나왔고, 폭투로 이어졌다. 1사 1,2루는 1사 2,3루가 됐고, KT는 고의4구 후 후속타를 끊어내며 승리를 따냈다.

17일 잠실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폭투가 나오지 않았다면 오스틴을 거르진 않았을 거다. 이미 1점차에 주자가 둘인데, 주자 하나를 더 내보내는 위험을 감수할 순 없다"고 했다.

제 아무리 컨디션 절정의 오스틴이라 한들, 이쪽도 국내 최고의 마무리로 꼽히는 박영현이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푹 쉰 덕분인지, 이날 박영현은 150㎞ 직구를 연사하며 기어코 뒷문을 지켜냈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이 다행히 잘 막아줬다. 투구수가 30개를 넘어갔는데도 구위가 상당히 괜찮았다"면서 "올해는 운이 좀 따르는 거 같다. 작년 같으면 벌써 끝내기 맞고 졌을 경기"라며 웃었다.

박영현의 속내는 어떨까. 그는 "매년 시즌전엔 걱정하지만, 막상 시즌을 시작하면 몸상태가 괜찮다. 이번 시즌도 하던대로, 평소처럼 잘 치르고 있다"고 했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9회초 박영현이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5/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9회초 박영현이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5/

전날 경기 후 선배 우규민의 축하를 받던 박영현은 갑자기 선배의 어깨를 깨물어 그를 놀라게 했다. 둘만의 세리머니 같은 걸까. 박영현은 "그런 건 아니다"라며 민망해했다.

"경기전에 우규민 선배님을 안마해드리면 이상하게 그날 결과가 좋았다.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루틴 같은 거다. 어젠 좀 고전했으니까, 선배님이 '왜 안하고 갔냐' 하시길래 아쉬워서 깨무는 척을 한 건데, 깜짝 놀라시더라."

오스틴 타석의 폭투는 뭘까. 박영현 역시 "너무 완벽하게 보더라인에 던지려다 나온 폭투일 뿐이다. 지금 최고의 타자니까, 볼넷을 줘도 된다는 마음으로 유인구를 던졌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폭투 후 벤치에서 고의4구 사인이 나왔다. 욕심은 있었지만 당연한 선택이다. 또 다음 타자가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아서 할만하다 싶었다. 정면승부를 가져간게 잘 통했다"고 돌아봤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9회말 박영현이 2사 만루 문보경을 내야땅볼로 처리해 경기를 끝내며 한승택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9회말 박영현이 2사 만루 문보경을 내야땅볼로 처리해 경기를 끝내며 한승택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6월 이후 16일 경기까지 팀 불펜 평균자책점 꼴찌(6.03)의 굴욕을 겪고 있는 KT, 그래도 박영현은 사실상 유일한 '믿을맨'이다. 마무리투수라는게 늘 힘들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더욱 어깨가 무겁다.

박영현에 앞서 나선 스기모토가 추격의 투런포를 허용, 1점차 힘겨운 상황에서 등판해야했다. 박영현은 "왜 거기서 홈런 맞냐, 너 때문에 힘들었다는 얘길 해줬다"며 웃은 뒤 "좋은 코스로 잘 던졌다. 최고의 승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오)지환 선배님이 너무 잘 치셨다. 넘어갈줄은 몰랐을 정도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박영현은 "쉽진 않지만, 매년 해온 역할이라서 최대한 잘 버텨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제처럼 좋은 경기도 나왔다"면서 "내가 필승조일 때 (김)재윤이 형 믿고 편하게 던졌던 것처럼, 내 앞의 투수들도 날 믿고 편하게 던져주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잘 풀리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5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던 그다. 올해도 18세이브로 3위, 김재윤(23세이브)와의 차이는 크지 않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이강철 감독과 박영현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KT가 4대3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이강철 감독과 박영현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7.16/

하지만 9월에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야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박영현은 "굉장히 만족스런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이 만족감을 시즌 끝까지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함께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오원석의 부진에 대해선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앞으로 더 잘할 거라고 기대한다. 야구는 외로운 스포츠고, 그중에서도 투수는 더하다. 결국 본인이 이겨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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