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스코어 동부 농구, 어떻게 봐야하나

기사입력 2012-01-12 14:44


원주 동부와 안양 KGC의 2011-2012 프로농구 경기가 11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렸다. 동부 강동희 감독이 경기에서 승리한 후 KGC 이상범 감독과 악수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원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52대41. 11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 KGC의 경기스코어다. 경기 끝날 무렵 TV를 켠 시청자들은 아마 2쿼터나 3쿼터가 진행되고 있는 줄로 착각할 만한 점수다. 당연히 프로농구 역대 한경기 양팀 최저득점(93점) 기록과 역대 한경기 한팀 최저득점(41점)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원인은 양팀의 강력한 수비 때문이었다. 특히 동부 수비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동부는 이날 경기와 같이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007-2008시즌 통합우승 포함,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결국은 수비농구가 결실을 맺은 결과였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가.

일단 자세한 설명은 뒤로 미루더라도 기록만 보면 동부의 수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나머지 9개 구단의 시즌 평균득점과 동부전 평균득점을 비교했을 때 동부전 평균득점이 시즌 평균득점보다 높은 팀은 단 한 곳도 없다. LG만이 시즌 평균득점과 동부전 평균득점이 76.8점으로 같아 자존심(?)을 지켰고 8개 구단이 모두 동부전에서 저조한 평균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평균득점이 10점 이상 떨어진 팀이 네 팀이나 될 정도다. KGC와 모비스는 각각 동부를 상대로 57.0, 57.5점 밖에 얻지 못했다. 시즌 평균득점이 77.1, 74.4점인 팀들인데 말이다.

11일 KGC전을 보면 동부 수비가 왜 무서운지 알 수 있다. 누구나 알 듯 동부는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포스트의 높이가 막강한 팀이다. 상식적으로 상대는 골밑보다 외곽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KGC 선수들은 막힐걸 알면서도 무리하게 골밑으로 파고들었다. 이유가 있다. 동부 특유의 3-2 드롭존 수비(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이 서는 지역방어의 변형 수비전술)의 힘으로 외곽 선수들에 숨쉴 틈 조차 주지 않기 때문이다. A팀의 한 선수는 "동부 선수들은 절대 오픈 슛찬스를 내주지 않는다. 정말 지독할 정도"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3-2 지역방어는 골밑에 2명이 배치돼 상대적으로 골밑에 빈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앞선의 중심에 위치한 김주성이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며 골밑 수비에까지 가담한다. 그러다보니 상대로서는 외곽, 골밑 모두에서 득점 찬스를 만들기 어려운 것이다.

성적은 좋지만 재미는 없다?

문제는 이런 수비농구의 딜레마다. 최근 몇년 간 동부, KT, 모비스 등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농구를 펼치는 팀들의 성적이 좋아지자 다른 팀들도 팀 컬러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오리온스, 전자랜드가 그렇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뚜렷한 득점 감소추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 열린 270경기를 살펴보면 한경기당 양팀이 기록한 평균 득점은 155.57점이었다. 2005-2006 시즌에는 169.13점, 이듬해에는 164.10점을 기록하더니 2009-2010 시즌에는 157.43점까지 떨어졌다. 이번 시즌은 더 하다. 11일 기준으로 151.4점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득점이 줄어들며 팬들의 입에서 "프로농구가 재미없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현장의 감독들은 "다양한 전술이 구사되는 농구도 잘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농구의 경우는 야구, 축구, 배구 등과는 달리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자세한 전술 등을 파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농구라는 스포츠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림 안에 공을 넣는 경기'다. 결국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한 팬들이 원하는 것은 많은 골이 들어가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김태환 감독은 '한골 먹으면 한골 더 넣으면 된다'라는 모토로 LG의 신바람 공격농구를 이끌었다.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00-2001 시즌에는 103.3득점이라는 경이적인 평균득점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당시 창원실내체육관에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을 중시하는 국내 프로농구의 현실상 감독들이 공격적인 농구만을 지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수비농구 딜레마, 풀어내기 어려운 실타래와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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