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는 최근 전화위복을 실감하고 있다. 최강 포워드진을 갖추고도 가드진의 노쇠화로 골머리를 앓던 시즌 초. 신인 이만 슘퍼트를 기용하는 등 고육지책을 써봤지만 백약이 무효. 팀이 가진 능력치를 극대화하지 못한 채 추락을 거듭하던 차에 깜짝 구세주가 나타났다. 대만계 포인트 가드 제레미 린(24·1m91)이 주인공.
사연도 많고 화제거리가 풍성하다. 그는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대만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슈하우 린(林書豪)이라는 대만 이름도 있다. 지난해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한 그는 최초의 중국계(대만 포함) 미국인 NBA 플레이어다. 게다가 최고 명문 하버드대 출신이란 점도 특이하다.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 아시아계 농구선수의 진가를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눈은 드물었다. 팔로 알토 고교 졸업 당시부터 린은 자신의 꿈이었던 UCLA를 비롯, 농구 명문대학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 짧은 테스트로는 린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린이 스스로 "내 플레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번 이상 봐야한다"고 설명한 이유다.
하버드 출신 NBA 플레이어는 1954년 에드 스미스가 마지막 케이스일 정도로 드문 일. 그는 2010 NBA 드래프트에서 외면당했다. 5대5가 아닌 1대1, 2대2, 3대3 플레이가 일반적인 트라이아웃에서 가드로서 제 기량을 맘껏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트라이아웃 후 린은 "그런 플레이를 해본 적이 없어 내 기량을 보여주기 힘들었다"고 실토했다. 그해 댈러스의 섬머리그에 초청받은 린은 전체 1순위 가드 존 월(현 워싱턴)과 밀리지 않는 경기로 눈길을 끌었다. 선수 소개 당시 존 월에 집중되던 박수 소리는 경기 후 린에게 집중됐을 정도였다.
2010년 1월22일 꿈에 그리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2년 계약으로 입단했다. 댈러스와 레이커스 등이 오퍼를 했지만 그는 더 적은 계약금에도 불구, 꿈에 그리던 고향팀을 택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내 중국인이 가장 많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지역의 열화와 같은 응원 열기가 그의 플레이를 위축시켰다. 관심과 그로 인한 부담이 덜한 원정 경기에서 성적이 더 좋았던 이유다.
그는 결국 지난 해 12월10일 골든스테이트에서 방출된 뒤 그해 12월28일 뉴욕 닉스에 입단했다. 이만 슘퍼트의 부상으로 인한 12~13번째쯤 되는 예비용 선수였다. NBA 하부인 D-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1월24일 닉스로 승격됐다. 신데렐라 탄생의 출발점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